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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자 수필집/ 『내일은 괜찮을 거야 ‘라온하제’』

“노마드의 삶을 문학유전자로 꽃피워”

김종경 기자  2011.08.01 16: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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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유민자, 의상디자이너가 수필가로 대변신

   

▲ 유민자 수필집/내일은 괜찮을 거야 '라온하제'

                                          책나무 간(값 1만 5000원)

“내일은 괜찮을 거야. 라온하제!”

오랜 삶의 행적을 이끌던 자신의 발끝에서 유목민적 기질을 발견했다는 유민자씨의 첫 수필집의 표제가 눈길을 끈다.

작가는 현대인들의 보편적인 유목의 삶속에서 문학이라는 뜨거운 유전자를 품고 살아왔다. 그리고 세월의 흐름을 비웃기라도 하듯 내면 깊숙이 간직했던 유랑의 세월을 봄꽃 터트리듯 화려하게 피어내고 있다.

젊은 날 의상을 전공했던 의상디자이너. 수필가 유민자씨의 또 다른 삶의 이력이기도 하다. 지금도 세계적인 패션쇼를 찾아다니면서 문학의 끈을 놓지 않는 그의 삶은 늘 희망적이다. 반대로 “내일은 괜찮을 거야”라며 고단했던 삶을 끊임없이 위안하며 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라온하제’가 ‘즐거운 내일’이라는 순우리말이듯이 작가는 미래의 즐거운 삶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리라.

프랑스의 철학자 들뢰즈(Gilles Deleuze)는 노마드(유목)의 세계를 ‘시각이 돌아다니는 세계’라고 묘사했다.

작가는 패션 업계의 최 일선에서 본능적인 초감각의 시선으로 세상과 우주의 평범한 삶까지도 자신과 괴를 같이하고 있다.

그는 “내 발끝에는 유목민적인 기질이 산다. 생각의 끝에도 발이 달렸고, 그 생각이 가슴으로 따라 들어와 방랑한다. 휑한 가슴을 단단히 여민 채 운동화의 끈을 만지작거리며, 모퉁이 길에 널린 그 어떤 꿈을 찾아내어 내 안으로 줍는다. 세상을 즐긴다. 이렇게 나는 경험의 손끝으로 에너지를 모아 글 힘으로 만들어 간다.”라고 말한다.

문학평론가 유한근(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교수)은 “표제를 ‘라온하제’로 한 작가의 의도는 다분히 유토피아의 문학론에 기초를 둔 미래지향적 표상으로 그동안 큰 물결로 진행된 엄숙주의와 비관적인 한국의 문학 흐름에 경종을 울려주는 선언이기도 하다”며 “그의 수필은 다분히 시적이며, 잠언적이며 내면 깊숙이 숨어있는 감성의 조각들을 찬란하게 드러내주는 햇살과도 같은 언어의 연금술사”라고 평했다.

이번 수필집은 작가가 직접 찍은 표지사진을 비롯한 영상에세이 등 화려한 편집이 눈에 띄고, 작품은 총 5부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다.

작가 유민자씨는 서울출생으로 건국대학교 의상학과와 디지털 서울문화예술대학교 방송문예학과를 졸업했다. 2005년 한국수필 신인상 등 다양한 수상경력과 공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