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취재
제5회 제부도 바다시인학교
“바다가 시인을 낳는다”
지난 20일, 제부도 바다시인학교 200여명 참석
신경림· 김수복· 김경주 등 유명시인 특강 호응
백일장 용인문인협회 소속 이미숙씨 장원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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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인협회 화성시지부(지부장 유지선)에서 주최한 제부도 바다시인학교는 ‘바다가 시인을 낳는다’라는 주제로 제부도 해변에서 화성시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문학단체와 문인들의 교류와 소통을 위해 마련됐다.
유지선 지부장은 “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제부도를 뜨겁게 안아 달라”며 “앞으로도 제부도 바다시인학교가 문학인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전국 문학인들이 함께하는 교류의 장, 소통의 장이 되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신경림 시인과 김수복 시인(단국대 문창과 교수), 그리고 김경주 시인(동덕여대 초빙교수)의 특강이 잇따라 진행돼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아울러 ‘어머니’와 ‘거울’이란 시제로 열린 백일장에서는 이미숙(용인문협)씨의 ‘어머니’가 장원을 수상했다. 그리고 차상 전옥수(동남문학회), 차하 최덕순(애경문학회), 참방에는 구혜숙(용인문학회)·함동수(용인문협)·김태실(동남문학회)·황상희(복사골문학회)씨 등이 각각 수상했다.
김수복 시인은 심사평을 통해 “이번 행사에서 ‘바다가 시인을 낳는다’라는 대주제를 통해 어머니와 거울을 시제로 쓴 좋은 작품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한편, 다양한 문화행사와 시상식을 마친 바다시인학교는 마지막 순서로 자기의 시나 소원을 적은 쪽지를 풍등에 달아 날려 보내는 것을 마지막으로 해변의 여름밤을 등대처럼 밝혔다.
<김종경 iyongin@nate.com>
<장원 수상작>
어머니
이미숙(용인문협)
무릎 수술 받은 어머니에게 지퍼가 생겼다
구부러진 길처럼 울퉁불퉁 한 모습이 썰물에 빠져 나간 뒤 저 모습이다
굳게 닫혀 있던 상처의 얼굴이 켜켜이 눌러
앉아 있다
잎사귀 다 떨어진 잡풀만 가득한 저 속엔
나무처럼 흰 뼈들이 고통을 떨구고 있다
어머니의 고단한 일상이 봉합되어 진 곳
지구를 몇 바퀴 돌았을 것 같은 무릎의 생이 지퍼 속에 갇히고 말았다
길게 뻗은 수초 속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머니의 무릎엔 연두 잎이 돋아나고 있다
수초들마다 생채기를 일으키며 지퍼로 열고 파도를 불러들인다
환한 어머니 통증이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