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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막 게시대, 지역 업체는 ‘하늘의 별따기’

홍종락 시의원, “조례 개정 등 지역 우선권 배정 추진”

이강우 기자 기자  2011.11.21 09: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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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기흥구에서 음식점을 개업한 여 아무개(55·남)씨는 개업초반 홍보활동에 애를 먹었다.

신문 등 매체를 통한 광고보다는 저비용으로 비교적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는 현수막 홍보를 시도했지만, 홍보 현수막을 내 걸 장소가 없었다.

여 씨가 현수막 게시를 마음먹었던 음식점 인근 게시대에는 수원시와 성남·분당지역 업체들의 홍보물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용인시의 경우 현수막 게시대 사용을 인터넷 예약제로 운영하지만, 이른바 목 좋은 곳은 3개월 전부터 예약이 마무리 된 상태였다.

이미 제작한 현수막을 그냥 버릴 수 도 없던 여 씨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외곽지역에 있는 게시대 일부와 도로변에 게시했다. 하지만 도로변에 게시했던 현수막은 하루도 가지 못해 강제 수거됐다.

용인시 광고협회에 따르면 현재 용인지역 내 현수막 게시대는 처인구 58개소, 기흥구 82개소, 수지구 49개소 등 총 189개소로 인터넷 예약을 통해 운영된다.

또 현수막 게시 예정일 3개월 전부터 예약이 가능하며, 한 번 게시하면 최대 2주까지 사용 가능하다.

이렇다 보니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게시대의 경우 1년 내내 예약이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른바 목 좋은 지역 현수막 게시대의 경우 대부분 용인지역 업체보다 외부지역 업체들의 현수막이 더 많이 게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불법 현수막 근절 등 도시미관을 위해 시 예산을 들여 만든 게시대가 외부 업체 홍보의 장으로 변질 된 셈이다.

광고협회 관계자는 “외부 업체 현수막이 홍보효과가 좋은 게시대에 많이 걸리고 있어 지역 내 자영업자 등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현수막 게시 신청이 인터넷을 통해 진행되고 있어 이를 제지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가 인터넷 예약을 통해 현수막 게시 신청을 받고 있다.

또 ‘목 좋은’ 곳을 전문으로 예약해 주는 전문 용역업체도 나타났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용인지역 목 좋은 곳에 장기간 게시되고 있는 몇몇 외부업체 현수막도 이들 전문 업체를 통해 예약된 것으로 확인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부지역 업체의 지역 내 현수막 게시대 예약에 대한 제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희배 시 광고협회장은 “협회 내부 회의에서도 이 같은 문제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다”며 “시민 혈세로 만든 게시대의 사용 우선권을 시민에게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종락 시의원은 “이 같은 문제로 인해 일부 지자체의 경우 지역할당제 등을 실시하는 사례도 있다”며 “용인지역도 조례 개정 등을 통해 지역 업체들을 우선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