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4개월 여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모두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나라당의 홍준표 체제는 붕괴되고 말았다.
중앙당 선관위 홈페이지 공격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아 역풍을 우려한 한나라당의 자중지란이다.
169석의 거대 집권 여당은 지도부의 와해로 비상체제 속에서 조기 전당대회나 재창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박근혜 조기 등판론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 역시 야권통합 결의를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합 방식 등을 둘러싼 잡음이 거세다. 이들 역시 야권 통합에 대한 당내 입장 차이가 쉽게 조율되기 어려워 보인다. 또한 제 3 신당론 등 다양한 변수가 남아 있어 예측불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내년 4월 총선 예비후보자 설명회가 있었다고 한다. 용인시 3개 선거구 설명회를 통해 확인된 후보자수는 현재까지 약 25명. 여기에 분구가 기정사실화 될 경우엔 더 늘어난다.
정당별로 보면 여당 후보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을 수 있지만, 각 선거구별 경쟁률은 어림잡아 10대 1 수준이다.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의 정치꾼들이 선거철에만 얼굴을 보인다는 것. 자기 존재를 알리기 위한 중독자들처럼 말이다. 최근엔 더욱 다양한 사람들이 선거판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도시화 때문인지, 지방의회의 경우 전문성보다는 공천권자의 입맛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 그러니 지방의원들의 행정력 견제 수준이 낮을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은 총선도 마찬가지다. 예년에도 보았듯이 아무런 원칙도 없이 공천싸움에 주력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차라리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제라도 구태의연한 정치판의 관습은 사라져야 한다. 여야 모두 구태를 답습하다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심의 역풍을 맞지 않았던가.
이 부분은 용인지역도 마찬가지다. 이젠 지역 언론사는 물론 시민·사회단체들이 나서서 철저하게 후보검증을 해야 한다. 만약 정치 지도자들을 잘못 뽑아놓으면, 그 손해는 지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기 마련이다.
이번에도 다양한 예비후보자들이 있다. 정말 덕망 있고, 실력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정치적 욕망에 눈이 먼 사람들도 적지 않아 보인다.
정치지도자들은 가장 먼저 도덕성과 전문성, 그리고 무엇보다 양심이 있어야 한다. 그동안 양심을 저버린 정치판에 얼마나 많은 실망을 했던가.
그런데 지역에서조차 몇몇 직업 정치인들을 비롯한 대다수의 예비후보자들이 선거철에만 나타나는 철새 정치인들이다. 유권자들은 항상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예비후보자들은 지역사회와 국가발전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아니면 선거공약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정책 검증을 받아야 한다.
기획사가 만드는 헛공약이 아니라 정말 살아있는 정책마인드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치는 입으로만 해서도, 줄만 잘 잡아서도 안된다.
조만간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치면, 중앙 정치권과는 무관하게 지역내에서는 총선전이 시작된다. 유권자들은 이제라도 정치인들에게 좀 더 강도 높은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자.
지금처럼 수많은 정치인들에게 실망하는 것 역시 유권자들의 잘못된 주권행위가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