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사태의 후유증으로 경제가 가뜩이나 좋지 않은 데다가 기상청이 설립된 이후 가장 극심하다느니 90년 만이니 하는 가뭄이 겹쳐 나라 전체가 뒤숭숭하다. 며칠 전 컨페더레이션컵 축구에서 일본이 브라질을 이기던 날 생방송으로 축구중계를 보면서 “일본이 너무 부럽다. 세계 최강 브라질을 이겨서가 아니라 그라운드에 억수같이 내리는 빗줄기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는 어떤 사람의 말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정말 어서 빨리 비가 내려야 한다. 장마비라도 좋다.
이렇게 답답하고 우울할 때 기분 좋은 이야기가 없을까 생각하다가 얼마 전 미국의 경제전문지인 「포브스」의 기사를 떠올렸다. 「포브스는」21세기의 변화를 전망하면서 새로운 세기에 튀게될(?) 몇 나라를 특집으로 소개하였다. 거기에서는 중국ㆍ브라질ㆍ인도와 함께 한국을 21세기에 세계의 중심적인 역할을 할 나라로 꼽고 있었다.
중국을 비롯하여 브라질이나 인도는 지금 별 것 아닌(?) 나라이지만 우선 땅덩어리가 우리보다 수 백 내지 수십 배나 넓고 인구도 수 십억에서 수억에 이를 뿐만 아니라 각종 자원이 풍부하여 가위 대국이라 칭할만하며 잠재력이 큰 나라들이다. 이들 나라와 함께 극동에 있는 자그마한 나라(그리니치 천문대를 중심에 놓고 그린 서양 사람들의 지도에서는 더욱 작고 초라해 보인다.) 한국이 21세기에는 세계를 호령하는 나라가 된다니 어쨌든 기분 좋은 이야기이다.
세계적인 석학들의 자문을 얻어 이와 같은 기사를 쓴 「포브스」는 그렇게 밖에 될 수 없는 이유로 무엇보다도 한국인들의 ‘헛슬’정신을 들었다. ‘헛슬’이라 함은 억척스럽고도 열성적인 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서구 선진국들이 2-3백년에 걸쳐 이룬 경제발전을 한국인들은 3-4십 년만에 이루어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며 필자는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뿌듯해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인들의 문화가 ‘빨리빨리’ 문화라느니한국인들이 냄비근성을 가졌느니 하는 말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으며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교육열도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였었다. 그렇지, 그런 근성마저도 없다면 석유 한 방울 나지 않고 그외 특별한 자원도 없는 우리나라가 어떻게 이 험한 세상에서 경쟁력을 갖고 살아 갈 수 있겠는가 하면서 말이다.
88올림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