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막가파식 음해성 사이버 폭력 급증
부끄러운 시민의식…토론광장 참여는 전무
<용인시청 홈페이지>
넷티즌들의 자유로운 토론과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위해 만들어진 용인시청 인터넷 홈페이지(
http://city.yongin.kyonggi.kr) 컨텐츠 중 ‘자유발언대’에 올라있는 글 상당수가 용인시와 공무원들에 대한 욕설과 비방의 글로 얼룩지고 있다.
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1일엔 <작성자: 몰라도 됨>이라는 네티즌은 〈용인시청 안 망하냐?>는 제목으로 “○○주민들에 대한 태도가 시원치 않더군(…중략…) 왜 주민들을 괴롭히고 지랄이냐?…죽이고 싶은데도 참는 건데… ”라고 쓰고 있다.
이어 다른 넷티즌 역시 익명으로 “공무원들은 아무리 민원을 써봐야 볼 놈도 없으니 한 명이라도 이 글을 공무원이 보면 자신이 쪽팔린 줄 알아라”는 등 대부분 욕설과 비방을 일삼고 있다.
<작성자: 똘아이>라는 또 다른 넷티즌은 “수지읍은 그야말로 시민을 위한 행정은 없고 저급 관료와 저질 행정서비스만이 난무할 뿐이다”면서“수지읍을 용인시로부터 분리하자! 불신 주는 용인, 살기 싫은 용인을 만드는 XXX과 그 졸개들?각성하라!”며 시정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밖에도 민원인 이아무개씨는 용인시청과 시의회 홈페이지 등을 방문해 “용인시장과 H건설, Y씨, K씨 등은 앞으로도 계속 공모해 사기분양으로 분양금을 갈취해 잘 먹고 잘 살아라”면서“사기꾼이라는 오명이 영원하기를 죽는 날까지 기원하겠다”며 실명까지 거론하면서 수차례 비방 글을 띄어놓고 있다. 그러나 이 넷티즌은 본인 스스로 법원에서 건설업체에 패소판결을 받았다고 밝혀 자칫 명예훼손 소송이나 선거법 위반 등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이 위험수위를 넘어선 사이버 폭력은 지난 99년 용인시장 보궐선거를 전후해 급격히 증가되기 시작했고, 올해 들어서는 지역유지 원조교제 사건이후 행정기관과 언론사 홈페이지까지 지역여론 몰이의 장이 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 익명의 넷티즌들이 개인이나 해당기관 및 관계자들에 대해 감정적으로 근거없는 비난을 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해도 속수무책이라는 점이다.
반면 같은 싸이트에서도 공개적인 민원접수를 위해 운영중인 ‘용인시에 바란다’는 실명제로 운영되고 있어 자유발언대와 같이 음해성 발언이나 욕설 등은 많지 않다. 결국 자유발언대는 개인 신분이 노출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에 얼굴 없는 사이버 폭력이 자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 관계자는 “일부 민원인들은 공무원을 모두 도둑놈이나 무능한 인간으로 치부하는 등 색안경을 끼고 보아서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면서 “차라리 앞에 대놓고 욕을 먹을때는 나 혼자만 참으면 해결되지만,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인터넷 등에 공개적으로 비난의 글이 올라오면 아이들이 볼까봐 낯이 뜨거워진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와관련 김도년 시 정보통신담당관은 “시 조례에 의해 개인에 대한 비방이나 음해성 발언자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처벌도 가능하지만 여의치 않아 문제의 글을 삭제하고 있는 상태”라며 “잘못된 것은 당연히 지적을 해야 하지만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욕설이나 음해성 글들이 잇따라 게재될 때는 정말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쉬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주민 이상용(30·역북동)씨는 “전세계의 넷티즌은 물론 전국의 남녀 노소가 방문해 볼 수 있는 행정기관 홈페이지가 건전한 여론조성과 정보제공이 아닌 음해성 발언이나 비방으로 얼룩진다면 용인시민 스스로 얼굴에 침을 뱉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한편, 용인시청 홈페이지 접속건수는 개편 이후에도 벌써 30만 건을 넘어서고 있지만, 건전한 토론문화와 여론조성을 위한 ‘토론광장’에는 참여자가 없어 개점휴업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