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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언론 위기인가?

용인신문 기자  2001.06.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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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문열은 최근 조선일보 시론에서 현 정국의 세무조사 관련 공방을 거대한 기관차 2대가 똑 같이 국민들을 잔뜩 싣고 서로에게 돌진하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충돌이 불가피한 2대의 기관차는 불행하게도 정부와 언론이다.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속도제한 없이 달려가고 있는 현정국을 그럴듯하게 표현하고 있다. 언론 없는 국가보다는 국가없는 언론을 선택하겠다는 작가의 확고한 신념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그렇지만 현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언론사 세무조사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보수와 진보, 그리고 색깔론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또 언론사간에도 죽이기식 공세를 벌이는 것을 보면 무엇이 정당한지 혼란스럽다. 조세의 형평성을 생각한다면 언론 세무조사가 국가의 존폐를 거론하면서까지 시끄러워서는 안됨에도 왜 불신의 벽이 이다지도 높은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당연히 현정부가 언론자유를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면 전 국민이 나서서 울타리가 되어야 한다. 또 재벌언론들이 고의적으로 탈세행위를 했다면 마땅히 사법처리를 받아야 할 것이다.
언론사 세무조사가 정치권 싸움으로 확대된 이상 많은 우려를 할 수밖에 없다. 바로 소설가 이문열이 지적한 것처럼 정권은 유한하고 언론은 무한하다는 극단적인 논리가 갖는 의미는 여러 가지로 해석된다. 또한 특정언론에 대한 여론몰이의 정당성 여부와 색깔론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세무조사의 본질이 희석된 것이다. 이런 배경이 언론의 힘인지 보수의 힘인지 정부의 힘인지는 몰라도 정말 답답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이젠 대통령까지 이번 언론세무조사는 공정성이 완벽하게 보장됐으며, 어떠한 간섭도 없었기에 모든 것이 법과 원칙에 따라 가장 공정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정말 국민들은 믿고 싶다. 또 그래야만 한다. 성역으로 치부되어왔던 언론사에 대해 사상 초유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벌인 것은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일부 이번 세무조사에 대한 각종 불신에 대해서는 철저한 해명도 필요할 것이다. 혼란과 불신만 가중시키는 세무조사가 아닌 진정한 언론개혁의 토대가 마련되기 위해서는 혹시라도 정치적 목적이 있어서는 안되기에 말이다. 한국언론의 위기가 아닌 진정한 언론자유 획득을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