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에서 한 택시기사가 손님이 택시에 놓고 내린 거액의 현금 뭉치를 주워 주인에게 돌려준 일이 있어 우리를 흐뭇하게 한 적이 있다. 더구나 그 택시기사는 주인이 쬐끔(?)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분실한 돈에 비하여 너무 적지 않나 하는 느낌이었다.) 사례를 하려고 하자 이를 극구 사양하면서 “내가 사례를 받으려고 이 돈을 가져 온 것이 아니다.
그럴 생각이었다면 왜 돌 주었겠는가? 나도 이 많은 돈을 처음 봤을 때는 강한 유혹을 느꼈다. 그러나 잃어버린 사람의 심정을 생각하니 돌려주어야 된다는 결심이 섰다. 사실 나는 어젯밤 잠을 못 잤다. 이제 정말 마음이 가볍고 잠도 잘 자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정직성은 어떠한가? 필자는 이 질문 자체를 두려워 할만큼 그 대답에 자신이 없었다. 위에 언급한 택시기사 얘기는 가뭄에 콩 나듯이 어쩌다 한번씩 듣는 그야말로 이야기가 아닌가 말이다. 신문이나 방송, 잡지 등의 기사를 보면 온통 사기, 협잡, 파렴치, 무고, 부조리, 부도덕에 관련된 것들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발간되는 세계적 월간 잡지인 ‘리더스 다이제스트-2001년 7월호’에서 조사ㆍ발표한 자료를 보고 필자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세계 각국의 주요 도시에서 현금(50달러에 상당하는 현지 화폐- 우리 돈으로 6만5000원 정도)이 든 지갑을 거리의 이곳저곳에 일부러 잃어버린 것처럼 떨어트리고 그 돈지갑이 얼마나 되돌아오는가를 조사한 것이다. 물론 지갑 속에는 습득한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돌려줄 수 있도록 지갑 주인의 주소와 전화번호 등 연락처를 적어 놓았다.
조사 결과를 보면 북부유럽의 복지국가로 알려진 노르웨이와 덴마크 두 나라의 회수율이 가장 높아 각각 100% 전량이 주인에게로 되돌아 왔다. 다음으로는 싱가포르의 회수율이 90%로 이 나라는 세계에서 세 번째, 아시아에서는 첫 번째로 회수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 회수율 70%로 세계 공동 4위에 해당하는 나라가 바로 한국과 일본, 오스트레일리아이다. 그 밖의 주요 국가 및 도시별 회수율을 살펴보면 미국 67%, 영국 65%, 프랑스 60%, 독일 45%, 러시아 43%, 이탈리아 35% 등이다.
반면에 지갑 회수율이 가장 낮은 나라는 멕시코로 2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국은 30%로 꼴찌에서 두 번째이다. 대륙별 평균 회수율을 보면 북아메리카 67%, 유럽 58%, 아시아 57%로 아시아가 타 대륙에 비하여 낮은 편이다.
한편, 미국에서 도시별로는 서부의 시애틀이 90%로 가장 높은 회수율을 나타내었다. 일반적으로 도시 규모별로는 중소도시가 대도시보다 회수율이 높다. 그리고 호텔, 병원, 종교시설 등에 버려진 지갑의 회수율이 시청이나 길거리 등에 버려진 지갑의 회수율 보다 높았다.
이와 같은 지갑 회수율은 한마디로 그 나라 국민들의 정직성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우리 나라가 세계 4위의 나라로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을 앞질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반갑다. 지갑 한 두 개나 수십 개로 조사한 결과가 아니고 무려 1100개 이상의 돈지갑을 가지고 조사하였다고 하니 조사의 신뢰도도 비교적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정직한 나라 한국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