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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진리를 조각한다

용인신문 기자  2001.07.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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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고장예술인<8> 조각가 진철문

사각형의 광배, 마치 아파트 단지같은 금속의 부처군.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불상.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다양한 불교 조각품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교감, 인간과 종교의 교감, 그리고 자연, 인간, 종교의 교감을 도출해 내면서 사유의 세계를 자유자재로 작품으로 형상화 시키고 있는 진철문(47).
“제 작품은 특정 종교의 것은 아닙니다. 종교 자체를, 숭배의 대상을 표현한다기 보다는 보편적 종교 정신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대 불교 조각을 통해 한국 조각의 원형에 접근해 들어가는 거죠.”
그는 불상, 불탑, 석등 같은 조각품들을 통해 조상들의 조형의지와 예술 철학에 천착한다.
그가 발견한 한국적 조형성의 핵심은 자연과 인간과의 교감. 그의 작품 금강삼매경은 부동의 순간, 부동의 정신이 있다. 이는 자연의 진리에 다름 아니다. 표현한 오브제도 폐품과 종이 그런것들이다. 자연으로부터 체취한 종이가 형상으로 태어났다가 다시 자연으로 회귀하는 그 자체가 진철문 작품의 핵심이 된다. 진철문은 모든 오브제의 형상의 덧없음을 이야기한다.
이런 맥락의 조형성이 여러 작품으로 나 난다.
한국 역사에서 인간에게 가해지는 무수한 폭력이 종교적인 사상, 혹은 인간의 본성과 본질을 깨뜨릴 수 없다는 진리가, 자연의 진리가 그의 작품에 투영된다.
그는 불교적인 조각을 시도하면서 사유의 세계를 무한대로 넓히는 가운데 고유의 불교 조각 기법을 건너뛴 진철문만의 독특한 조형세계를, 현대적 불교 조각 세계를 창출해 낸다.
사실 그가 제작한 불상은 불교적인 것이라기보다는 보편적 조각 범주에 속할 뿐이다.
그는 불상의 미소, 자연스런 흐름, 양감처리 등 불교적 특성을 불교조각 외의 일반적 작품에 반영하는데 진철문에게 있어서 불교는, 불상의 특성은 그저 자연스런 생활의 일부, 사고의 일부, 작품 소재와 기법의 일부로 자리할 뿐이다. 이같은 불교적 특성이 투영된 작품은 선적인 분위기와 현대적 분위기가 동시에 배어난다.
알루미늉으로 된 지하철 환풍구와 절구통 등 폐품을 이용한 그의 불상 작품들은 단순한 불상작품이라기 보다는 진리의 수레바퀴라는 철학적 사고를 간접적으로 이야기 한다.
진철문은 사실 어린시절부터 불교적 집안에서 자랐다. 생각 자체가 불교적이다보니 자연히 불교적 작업 세계를 넘나들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만들기를 좋아한 그는중학교 시절부터 석고에 손을 댔다. 10점 만점에 12점을 맞을 정도로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다.
그가 본격적 작업을 하기 시작한 것은 동국대학 시절부터였고, 이미 대학 재학중 전국공모전인 부산미술대전의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하면서 미술계에 정식 발을 들여놓는다.
진철문은 자신의 작품의 흐름을 5단계로 분류한다.
1단계가 자연과 인간의 교감에 치중하던 시절이었다면, 2단계는 인간과 종교에, 그리고 3단계는 종교 그자체의 조형성에 매달린다.
4단계는 현재의 작품성향으로서 자연, 종교, 인간의 문제에 천착하고 있다. 5단계는 향후의 과제로 지금까지의 흐름을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생각하는 인간을 테마로할 것같다.
“어떻게 자연을 바라볼 것인지에 작업의 초점이 있습니다. 작품 자체가 자연과 인간의 치유적인 기능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안적인 것, 치유적인 것으로 제작하기 위해서는 자연 바라보는 관점을 더욱 깊이 연구하는 노력의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봅니다.”
한때 과학자를 꿈꾸기도 했던 진철문은 80년대에 경주 석굴암 연구를 통해 10/1, 5/1 크기의 석굴암 모형을 만들어 한국의 고대 건축물, 석조 건축물 映맙?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현재 모형은 경주 신라역사과학관에 상설전시되고 있다.
진철문은 불교 조각의 이론적 재해석을 통해 현대적인 조형 세계를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