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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의 글> 작으면서도 큰 것

용인신문 기자  2001.08.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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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으면서도 큰 것

<김윤숙/한국미술관 관장>

우리는 흔히 박물관, 미술관 하면 우선 영국의 대영박물관이나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그리고 러시아의 쎈베체르 브르그에 자리하고 있는 에르미타즈 박물관을 떠올린다.
이런 대형 미술관들은 관람하기에 앞서 사전 지식이 필요할 정도며, 그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조차도 며칠 걸려서도 제대로 알기 어렵다.
“갔노라 보았노라 왔노라”라는 유행어가 있듯이 잠시 보고는 제대로 알기 어렵다는 얘기다.
결국 머리에 남는 것은 엄청나게 크다는 것, 엄청나게 많다는 것, 그리고 무척 다리가 아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규모는 작지만 너무도 인상적이고 얻는 것이 많은 곳도 있다.
남부의 프로방스 지방의 작은 미술관에서는 실로 얻는 것이 많다. 전자의 규모가 큰 곳과는 좀 다른 의미가 있으나 어쨌든 머리에 쏙쏙 남는다.
남불의 작은 미술관에서 마티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작은 마티스 성당이 그곳이다. 건축물에서부터 문고리 하나까지, 신부님의 제의(祭衣)까지 마티스의 작품이다. 나는 8곳을 너무 좋아한다. 또다시 올 수 있기를 하느님께 기도했다.
미국의 어느 도시에서 소박한 미술관이 있어 들렀다. 늙은 여자 관장이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컴퓨터 앞에 앉아있었다.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움의 극치였다.
지난해 초에는 가까운 일본의 동경 근처에 있는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아주 작은 50평 남짓한 미술관을 방문했다. 자연 광선만으로 조명을 사용하는 미술관이었다.
나는 운영이 궁금했다. 알아보니 미술관 운영은 몇사람의 운영위원이 하고, 전시 기획은 전문가가 하고, 작가 선정은 큐레이터가 하고, 운송은 운송회사가 한다고 했다. 그리고 팸플릿은 인쇄소에 맡기고 디스프레이는 전문가에게, 그리고 마지막 점검은 관장과 큐레이터가 한다는 것이다.
용인에도 세계 그 어느 누구에게라도 큰 감동을 줄 수 있는 작은 미술관, 박물관이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미술관, 박물관은 인위적으로 새롭게 지은 곳이 아니어도 남프랑스의 마티스 성당처럼 기존 건물 자체가 박물관이나 미술관 역할을 훌륭히 해낼 수 있다.
작은 미술관, 박물관은 그 지역 문화의 힘이고 내일의 희망이 아닐 수 없다. 용인 지역의 박물관, 미술관이 더 많이 늘어염? 기존에 문화적 가치가 있는 장소가 있다면 박물관, 미술관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