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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의 글> 몰카에 놀아난 경찰관

용인신문 기자  2001.08.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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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에 놀아난 경찰관

<고광열/자유기고가>

지난 달 중순경, 내 집에는 고재순(우리집 차남)이가 갓길 운행을 했으니 이의가 있을 경우 용인경찰서 교통과로 출두하라는 편지가 날라 왔다. 포항공대를 졸업한 후 한화그룹 인천공장에 연구원으로 취업한 내 아들은 용인에서 인천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었으나 갓길운행이라는 부분에 의구심을 가진 채 경찰서로 갔다.
용인경찰서 교통지도계는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이첩된 사건이라며 내 자식이 갓길운행을 한 화면을 컴퓨터상 화면으로 보여주었다.
화면에 나타난 내 자식의 차량번호인 경기 ‘45더’ 3385번은 ‘45너’를 합성 조작한 차량번호였으며 차종도 내 자식의 쏘나타가 아닌 르망 승용차임을 알게 되었다. 월급을 100만원을 받는다는 여자 회사원이 11장의 몰래 찍힌 사진을 들고 와서 경찰관에게 하소연을 하는 모습을 보고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한다는 것은 여인에게 울화통만 지르는 것 같아 집으로 돌아와 서대문경찰서의 담당인 한모 경장에게 전화를 했다.
그는 “몰래 카메라에 찍힌 번호가 경기 45더 3385가 틀림없다”고 말하며 “억울하면 재판을 받으라”는 말만 되풀이하였다.
공장장으로부터 하사 받았다고 좋아하며 인천과 용인간만을 운행하던 내 자식의 모습을 생각하며 결국은 합성사진임을 밝혀 내었다.
경기 45너 3385의 차주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에 거주하는 강아무개씨임을 알아내었다. 자유로를 이용하여 서울을 출퇴근한다는 강씨는 차량의 종류도 르망 승용차였다.
억울하면 재판을 받으라던 한모 경장은 치밀한 반증에 할말을 잃었고 내 손에 쥐어진 출두통지서를 빼앗다 시피 찢어 버렸다.
몰래 카메라로 인해 경찰관의 결탁까지 의심을 받고 있는 요즘, 한 경찰관의 잘못된 사진 판독이 무고한 자식의 과태료와 벌점까지 받게 되었을 것을 생각하면 어이가 없었다.
어느 TV 토론에서 몰래 카메라를 찍어 생계를 유지한다는 여성 사진사의 “교통위반을 하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는 궤변은 “사진을 합성처리 하면서 까지 보상금 3000원을 타기 위해 남을 모함할 수 있느냐?”고 되묻고 싶다.
수원시 영통간의 구름다리 위에서 비오는 날, 경부고속도로상에서 위반차량을 몰래 카메라에 담기 위해 몰래 카메라꾼이 우비까지 입고 분주히 샷타를 누르고 있다. 그 옆을 지나는 수원 남부경찰서 소속 백차가 지나쳐도 이들은 면책특권이라도 받은 양 버젓이 교통방해를 하고 있어도 단속의 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
나의 세 아들이 차에서 내려 몰래 카메라꾼에게 몰매를 가하려고 하였지만 그들에게는 경찰이라는 배후가 그들을 보호하고 있다.
월 2500만원 내지 3000만원의 보상비를 지불하기에는 울산경찰청의 예산이 바닥이 났다는 경찰간부의 말과 그들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기에는 너무나 비대하게 기업화하였다는 사실이다.
TV 토론장에 나온 여성 몰래 카메라꾼이 “위반을 하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는 말과 무궁화가 주렁주렁 달린 경찰청 교통과장의 이를 비호하는 말에 격분한 한 가정주부의 모습을 보고 언제부터 우리는 위화감을 조성하는 몰래 카메라꾼에게 교통단속을 맡겼는지? 그 유래부터 찾아봐야 한다.
영국의 법언(法諺)에 ‘법을 잘 아는 사람은 악한 이웃’이라는 말이 있다.
법을 모르고 지나칠 때 법적위반 사항이 되지 않을 것을 구태여 몰래 카메라꾼까지 합세하여 위반사항을 찾아낸다는 것은 경찰이 할 일도 없어지며 많은 시민들이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