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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하는 습관을 키워라

용인신문 기자  2001.08.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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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잘 키우기<2> / 안유택

돈으로 아이에 대한 교육 열정을 보이지만 부모의 올바르지 못한 선택으로 아이가 수동적인 주입식 공부의 대상이 되어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그 대답으로 필자는 초중고생을 둔 부모에게 가정에서의 독서 습관 들이기를 우선적으로 강조하고 싶다. 물론 그동안 전집류도 여러질 사주고 책을 읽으라고 말하지만 아이가 책읽기에는 관심이 없고 게임하기에만 몰두한다고 하는 부모가 있을 것이다. 게임은 몇 시간이고 앉아서 잘 하면서 책읽기는 왜 뒷전일까?
또 맞벌이하는 부모는 아이를 두서너 곳 학원에 보내 통제할 수 없는 시간에 아이가 학원에 매여서라도 공부하기를 바라고, 퇴근해서는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기 싫어 가급적 잔소리를 안하다 보니 마음 먹은 대로 안 된다고 할지도 모른다. 살림하는 어머니는 남편의 책임전가와 무관심으로 살림과 아이 교육의 짐을 일방적으로 짊어진 채 뜻대로 안되는 자식교육을 한탄하며 자식과 사이가 나빠지지 않기 위한 소극적 가정교육에 머물러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남자 아이를 둔 어머니는 모질게 마음먹고 반 깡패가 되거나, 그렇지 못하면 아이와의 기 싸움에서 밀려 자식에게 끌려 다니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필자는 일방적으로 읽으라고만 하지 말고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책 내용을 소재로 대화하기를 반드시 권하고 싶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지 않던가? 책만 사주지 말고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재미를 느끼게 해줘야 한다.
맞벌이 부부라도 자식을 오냐오냐 하지 말고 하루에 30분만 시간을 내기를 바란다. 그것도 어려우면 하루에 적어도 한 번은 자식들과 식사를 꼭 같이 하고 그 시간을 이용해 대화하하는 것이다.
물론 식사 시간이나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에는 TV를 켜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속셈이니 보습니이 입시니 하는 학원과 피아노, 태권도, 영어회화 등 학원으로 뺑뺑이를 돌려 아이가 녹초가 되도록 만드는 일도 없어야 한다. 이 정도 실천을 하지 않고 아이만 닦달해서는 외는 일이 없고, 아이가 클수록 부모가 해줄수 있는 일이 거의 없는 지경이 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필자의 경우를 잠시 소개해 볼까 한다. 큰 녀석이 5학년인데, 30권짜리 백과사전외에는 전집류를 사준 적이 없다. 필요한 책은 아이와 함께 서점에 들러 같이 고른다. 그리고 일주일에 네 권씩 집으로 배달되는 방문도서관 책을 꼬박꼬박 같이 읽는다. 책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부담될 정도가 아니다. 아침 식사 전 화장실에 갈 때 들고가 속독하면 그만이다. 속셈학원 근처에는 물론 가본 적도 없다. 바쁜 일이 있어 같이 식사를 하기 어려울 것 같으면, 추침시간을 통제한 후 새벽 일찍 일어나서라도 식사를 함께 한다. TV는 보지 않고 필요할 대 비디오테이프를 빌려 온 가족이 즐기는 영화 관람시간을 만드는 정도에 쓸 뿐이다. 정보는 인터넷과 신문을 이용해도 충분하다. 부모가 책을 즐기니까 아이는 방과 후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집에서 실천한 구체적인 주제별 독서 사례를 하나 들어오늘의 글의 결론을 대신한다. 서구문화의 이해는 이집트, 그리스, 로마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 필자가 장기 플랜을 세워 실천했다. 우선 아이를 에술의 전당에 데려가 이집트 유물전시회를 보여 주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피라미드 관련 원색 도판 책을 사주니까 그 책을 읽고 또 읽더니 필자가 보던 그레이엄 헨콕의 “신의 지문”을 뺏어 읽으며 피라미드를 연구한다고 난리였다. 식사시간은 늘 이집트와 피라미드에 관련된 이야기로 길어지기 일쑤였다. 다음으로 폼페이 유물전에 다녀온 후에는 폼페이 관련 책을 읽으며 실감나게 로마의 분위기를 느끼던 아이가 중학생이 읽을 법한 “트로이아 전쟁과 목마”“오디세우스의 방랑과 모험”을 읽기 시작햇다. 필자는 비디오 대여점에 들러 예전에 본 이집트왕자1과 이집트왕자2, 화산폭발관련 재난영화 서넛, 벤허, 오딧세이, 한니발 등의 테이프를 빌려 밤마다 온 가족과 함께 영화 관람시간을 즐겼다.
제법 서구문화의 원류에 눈뜨는 아이에게 “이윤기의 그리스로마신화”를 사주었고 새로이 이집트, 그리스, 로마에 관한 재미있는 책을 찾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었다. 이렇게 하여 읽은 책이 대충 20권 이상의 되자 서구문화와 한국문화를 비교하는 이야기가 아이의 입에서 자연스레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스로마신화 전시회에 가기전에 아이는 “이뉸기의 그리스로마신화”를 다시 읽고 있었고 돌아온 후 쓴 감상문에는 유물에 대한 나름의 예술적 안목의 비평이 가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