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저는 가장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신 한 분을 만났습니다. 푸른 눈의 백인이셨던Robert White선생님은 참 따뜻한 분이셨습니다. 항상 모든 학생들의 기쁨과 슬픔을 같이 해 주셨고 매번 영어시간을 항상 흥미롭게 보냈던 가장 큰 이유도 선생님과의 돈독한 우정 때문이었습니다. 매번 편지를 직접 전해주시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셔서 많은 학생들이 앞다투어 선생님께 편지를 쓰려고 사전을 찾아가며 애쓰기도 했고, 복도에서 만나면 조금이라도 선생님의 관심을 끌어볼까 하고는 더듬더듬 문장을 만들어서 몸짓발짓을 해 대던 일은 지금은 행복한 추억거리로 남았습니다.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선생님의 모든 학생들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선생님이 학교에 계셨을 때의 학생들이 하나같이 선생님을 잊지 않고 있는 이유도 아마 그 정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선생님께서 다른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러 용인중학교를 떠나셨을 때에는 너무나도 섭섭했지만 또 다른 학교의 학생들이 선생님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에 한 편으론 매우 기뻤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선 진정 떠난게 아니었습니다. 제 마음속에 영어라는 작은 미래의 씨앗을 뿌려 주셨고 한국인 보다 더 끈끈한 정을 나눠주고 가셨습니다.
또 그때부터 계속된 선생님과의 우정은 5년이라는 시간을 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편지와 소포 안에는 많은 격려와 칭찬의 말씀이 들어있었습니다. 그 소중한 한 마디 한 마디가 저에게는 큰 힘이 되었고 또한 제가 영어를 진로로 선택하게 된 이유가 되었습니다. 만일 선생님과의 만남이 없었다면 제가 좋아하는 것을 찾지 못하거나 매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과 함께 공부했던 용인중학교롤 졸업하던 날도 캐나다에서부터 전화로 “Congratulations!!”이란 말과 함께 고등학교 생활에 행운을 빌어주셨습니다. 또 매번 생일 날도 잊지 못할 선물들과 생일 축하노래로 행복한 생일을 맞게 해 주셨던 일들, 제가 영어를 좋아하고 흥미를 갖게끔 해 주신 모든 일들은 제가 행운아라고 느끼기에 충분한 선생님의 뜻깊은 사랑이었습니다.
잊을 수 없는 일은 선생님과 사모님께서 저를 위한 이름을 지어주신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저에겐 부모님께서 절 낳아주신 것 다음으로 소중한 선물이었습니다.
오늘 선생님을 5년만에 다시 뵜습니다. 매번 편지와 E-mail 로만 연락을 드리다가 직접 선생님을 뵙기 위해 교무실 문을 열자 선생님과 눈을 마주치던 그 때에도 선생님은 항상 제가 그려오던 그런 5년 전의 자상하신 모습으로 저를 반겨주셨습니다.
선생님을 직접 뵙지는 못했던 저희 가족들도 저 만큼이나 이 날을 기다려 왔습니다. 매번 편지가 오면 저보다 더 기뻐하고 소식을 궁금해 한 가족들이었습니다. 비록 선생님과 친구들은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이 변했지만 선생님과 만나서 서로 얘기도 나누고 사진도 찍으면서 마치 5년전으로 돌아가 선생님께 비틀즈 노래를 배우며 불렀던, 유난히 1시간이 빨리 지나가 버리던 그 때의 영어수업시간으로 돌아간 것만 같았습니다.
선생님과 짧고도 긴 시간을 보낸 사람들, 특히 저의 마음속에 선생님은 영원한 친구로, 든든한 후원자로 항상 남아 있을 것입니다. “Friend, alw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