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이토록 아름다운 우정을 나눌 수 있을까.
지난 1일 오후 2시 신갈중학교 교무실에는 보기드문 흐뭇한 장면이 펼쳐졌다. 지난 97, 98년 용인중학교와 신갈중학교에서 각각 6개월씩 중학교 1학년 원어민 영어교사로 활동한 캐나다 사람 로버트 와이트씨가 최근 한국을 다시 방문하면서 당시 함께 했던 교사들과 학생들은 심지어 수원, 분당에서까지 단숨에 달려왔다.
한 남학생의 아버지도 로버트씨를 만나기 위해 아들과 함께 신갈 중학교를 찾았다. 로버트씨도 경주에서 한걸음에 달려왔다. 신갈 중학교 교정에 도착한 로버트씨는 고등학생으로 부쩍 자란 학생들을 만나고는 얼싸안고 반가와 어쩔줄 몰랐다. 수년전의 학생들의 이름을 모두 기억하면서 부등켜 안고 잘 지냈는지 안부를 묻기에 바빴다.
교무실에 도착하자 로버트씨를 기다리던 학생들과 교사들이 기쁨의 환호를 질렀다. 교사와 학생들이 한데 어우러져 서로 부둥켜안고 무척 기뻐하는 모습. 로버트씨는 무척 흥분해 있었고 한국인 교사와 학생들도 흥분해 있었다.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그리워하게 하고, 만남에 환호하게 하는가. 이날 모인 30여명의 교사와 학생들은 로버트씨의 인간적인 면모에 대해 기자에게 설명해주느라 바빴다.
“우리 역시 교사지만 로버트씨에게 배울점이 무척 많았어요. 소외되거나 내성적이거나 슬퍼보이는 학생들과 진실한 우정을 나눴어요. 끊임없이 관심을 보여주고 선물을 사주고, 다른 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줬어요. 로버트씨가 우리에게 보여준 건 마음 깊숙한 곳에서 뿜어나오는 진실한 사랑이었어요. 그는 너무 인간적인 사람이에요.”
“간혹 교무실에서 선생님들로부터 매를 맞는 학생들을 보면서 무척 괴로워 했어요. 그는 학생들에게 화가나도 매를 들지 않고 화를 속으로 삭혔어요.”
“사진이 취미인 그는 거리를 다니면서 꼬마들 사진도 예쁘게 찍어줬어요. 용인과 시민들과 자신의 직업 모두를 사랑했어요.”
“우리 아들에 대한 특별한 사랑을 늘 감사해하고 있어요. 로버트씨 덕분에 친구도 생겼고 아이 성격도 많이 밝아졌어요.”
용인중학교 영어교사 하미진씨를 비롯 지금은 수원 권선중학교에 근무하는 서춘자 교사, 원천중학교로 전근간 서태석 교사등은 앞다퉈 로버트씨를 칭찬했다. 하교사의 소개로 로버트씨와 몇 년동안 펜판을 하고 있는 태성고 1학년 이형우 학생도 로버트씨가 너무 좋아 달려왔다고 말했다.
특히 로버트씨는 캐나다로 돌아가서도 학생과 교사들의 생일과 크리스마스때는 잊지 않고 카드를 일일이 보내고 전화해주고, 그리고 학생들 생일에 꽃을 사주라고 교사에게 한화 1만원에 해당하는 달러를 붙여줬다. 자상하고 너무도 인간적인 모습에 모두가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로버트씨는 아직도 용인중학교 교가를 다 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가요도 무척 좋아한단다. 용인중학교 졸업식때는 눈물을 흘렸다. 신갈 중학교 마지막 수업때는 선물로 받은 한복을 입고 좋아서 어쩔줄을 몰랐다.
로버트씨는 용인에 정이 듬뿍 들었다고 했다. 특히 한국의 정이란 말을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외국에는 아예 있지도 않은 정이란 단어는 그를 사로잡았지만 오히려 한국사람보다 더 따뜻하고 진실한 정을 소유하고 있다. 로버트씨는 올해 7월 경주에 오기전 캐나다에서 한국을 그리워하는 향수병으로 괴로워했다고도 한다.
그는 책과 우표를 선물로 꺼냈다. 분당 지역 고등학교로 진학해 뒤늦게 도착한 학생들과 또다시 얼사안는 로버트씨. 오는 10월이면 다시 캐다다로 돌아가지만 용인이 그리워 기회가 닿으면 또다시 나올 계획이라고 말한다.
고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로버트씨를 잊지 않고 연락하는 교사와 학생들의 아주 특별한 우정. 두부찌게를 제일 좋아하고 비빔밥도 즐겨 먹었다는 로버트씨는 캐나다에 가서도 한국 음식점을 즐겨 찾고, 그의 아내는 두부를 직접 만들기까지 했다.
“한국 청소년들은 공부를 열심히 하고 말썽도 별로 부리지 않는 모범생들입니다. 또 정이 많아요.” 로버트씨는 한국 학생들이 너무 좋다고 말한다.
캐나다에서 법원에 근무했던 로버트씨는 은퇴후 88올림픽때 한국을 알게 된 후 한국을 방문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한국을 모험하기로 한 그는 한국에 와서 한국에 홀딱 반해버렸고, 특히 아름다운 용인, 인심좋은 용인 사랑에 푹 빠졌다. 기자가 만난 로버트씨는 한국인 보다, 용인사람 보다 훨씬 한국의 가치를 , 용인의 가치를 발견하고, 한국과 용인을 우리보다 더 사랑하는 아주 인간적인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