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독자투고> 도둑님아 가방은 놓고 가세요

용인신문 기자  2001.09.07 00:00:00

기사프린트

도둑님아 가방은 놓고 가세요

양산군자의 방문을 받고 황당한 일주일을 보내고 느낀 점이 있어 몇자 적어본다.
만삭의 임산부인 아내와 잠든 시간은 내가 게임을 좋아하기 때문에 모TV게임프로가 끝난 새벽 1:30분(뒤척이느라 바로 잠들지 않았기에 2시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아내가 일어나 황당한 표정으로 날 깨우던 시간이 5시 전후...
화장실이 급해 일어났던 아내는 내친김에 핸드폰 충전을 시킬려고 찾다 불청객이 다녀갔다는 것을 알아채고 자기핸드폰에 전화를 계속 걸어보고 있었다.
잃어버린 것은 달랑 가방 두 개. 여기에는 아내의 모든 것이 들어 있었다. 비몽사몽 일어난 난 난감해 하는 아내에게 일단 신용카드 정지시키라고 말하고 빌라주변을 한바퀴 돌고 동네한바퀴를 돌고 들어왔다. 혹시나 돈만 가져가고 가방은 버리지나 않았나 해서. 그러나 가방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이때 가방만 찾았어도 후에 만삭의 아내가 그 고생은 하지 않았을 텐데..
112에 신고하니 바로 파출소에서 경찰관이 도착했다. 다행히 친절하게 조사해서 맘이 다소 풀렸다. 수표도 몇 장 분실했기 때문에 아내는 만삭의 몸을 이끌고 은행을 먼저 다녀왔다.(본인이 가야하니까) 그런데 신분증이 없다고 처리를 해주지를 않는다고 했다. 그리곤 동사무소에 가니 도장이 없다고 임시 신분증발급도 더뎠다. 다시 은행. 황당하게도 은행에선 수표 5장을 잃어버린 것도 억울한데 공탁금을 요구했고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했다. 파출소에서 전화가 와서 은행에서 받은 수표번호 증명서를 들고 갔다. 진술서를 쓰고 나니 법원에 가야한단다. 다음날 법원에 가니 불친절한 것은 둘째치고 관할이 아니라고 다른데로 가란다.
또 다음날 관할 법원에 가니 수수료는 왜그렇게 비싸야 하는지 참내. 도둑맞은 사람에게 참으로 혹독한 행정이란 생각이 들었다. 더더욱 만삭인 아내에겐. 그러다 중간에 몰래 검문에 걸려 딱지 끊고 돌아오는데 우리같은 서민에겐 참 살기 쉽지 않은 나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음날 아내는 운전면허증 때문에 그 무거운 몸을 뛰뚱대며 경찰서에 갔다. 만삭의 민원인을 세워두고 자기할 통화 실컫하는 그들을 보고 참 징그럽다는 생각을 했다.
도둑, 아니 양산군자 여러분!
가방은 놓고 가 주세요. 쓰지도 못할 수표도 놓고 가세요. 그리구 되도록 전세방사는 우리같은 서민들 집에는 들어오지 마세요..네?
도둑맞아서 잃어버린 돈보다 수습하면서 잃ス嗤?마음의 상처가 더 크게 남은 일주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