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김량장동 소재 초교에서 가을운동회가 열렸다.
어린이들의 축제한마당이어야 할 운동회가 언제부터인가 부모들을 위한 운동회로 그 의미가 퇴색해져 가는 것을 보게 된다. 학년별로 자리하고 있는 어린이들 앞에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을 더욱 가까이 서 보기 위해 줄지어 앉아 있는 아이들 앞을 아무렇지도 않게 가로막으며 자신의 아이들을 찾기에 여념이 없다. 나만 보면 된다는 생각이 어느새 아이들의 자리를 부모들이 차지해버렸다.
다른 친구들이 얼마나 멋지게 하는지 볼 수 없게 된 아이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응원도 못하고 제각각 딴 짓을 하고 있는 모습들이 많이 눈에 들어온다.
급기야 교장선생님의 따끔한 질책이 마이크를 타고 넓은 운동장을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자 그 제서야 조금씩 비켜서는 학부모들….
해마다 벌어지는 모습들이기에 진풍경이라고 할 수도 없다.
왜 그래야만 하는 것일까?
운동회가 끝난 다음의 모습은 어떠한가! 쓰레기로 넓은 운동장이 몸살을 앓는다. 학부모들의 무질서, 개인 이기주의의 단면을 보여 준다. 결국 학부모들이 여기저기 버린 많은 쓰레기를 운동회로 지친 아이들이 치워야 할 몫이 되어버린다. 어지럽게 널 부러진 쓰레기, 여기저기 버려진 담배꽁초, 한번 쓰면 그만인 듯 가져온 돗자리까지 버리고 간 학부모들. 학년별로 분담을 해서 쓰레기를 치우고 최종적으로 고학년이 마무리를 하자 한 학부모는 “왜 하필 고학년이야! 다같이 보내주던지 아님 같이 해야지”그러면서 작은아이를 시켜 형을 찾아오라는 것 이였다. 형이 오자 집에 가자고 하니 청소가 아직 안 끝났다면서 다 끝내고 오겠다고 하자 엄마가 되려 “괜찮아 너 너무 피곤해서 안되니까 그냥 가도 돼! 그냥 가도 모르니까 뭐해 빨리 가자니까!” 엄마의 큰소리에 아이는 싫은 발걸음을 억지로 옮기는 것을 보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인성 교육의 장인 학교에서 학부모들이 보여준 모습을 우리 아이들은 어떡해 느끼고 있을까….
누구를 위한 운동회 인 것인가?
오히려 아이들에게서 학부모들이 배워야 하는 지경에 놓이게 된 것이다. 나날이 팽배해져 가는 개인이기주의! 물질만능인 시대가 낳은 부산물이다. 학부모들의 무질서 무책임한 행동에 교사와 어린이들은 더욱 힘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