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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맘속에 들꽃향연

용인신문 기자  2001.09.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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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고장 예술인/들꽃화가 김영란>

들꽃만을 즐겨 그리는 화가 김영란(41). 그래서 그는 들꽃화가로 불리운다. 그녀의 그림은 온통 들꽃으로 가득차 있다.
보랏빛, 혹은 푸른빛이 감도는 투명한 수채화 그림은 눈부시다. 이름도 모르게 지나치던 들꽃들이 그녀의 그림속에서 가을 하늘같은 화사한 아름다움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고 거듭 태어난다.
“시골에서 자라 어렸을 때 들꽃을 흔히 접할 수 있었어요. 나이가 들면서 그 꽃들이 그리워집니다. 나이든 사람들이 제 그림을 통해 잃어 가는 유년의 빛나는 감성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라지요.”
화성군이 고향인 그녀는 어린시절 신작로에서 봤던 소박한 꽃들을 그린다. 마치 어린시절로 되돌아 간듯한 설레임 가득한 감성의 꽃을 한다발씩 선사한다.
그녀는 들꽃 공부를 많이 했다. 들꽃 박사라 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들꽃에 대해 훤히 꿰뚫는다. 식물도감은 물론 수목원이나 식물원을 즐겨 찾는 그녀는 들꽃들의 지름, 반지름까지 알고 있을 정도다.
그녀의 들꽃들은 4계절 속에서 피어난다. 흰 눈속의 들꽃, 봄바람 속에 하늘거리는 들꽃, 작열하는 태양 아래 열정으로 서 있는 들꽃, 가을의 성숙함으로 빛나는 들꽃들이 보는이들을 유년의 정원으로 안내한다.
그녀는 투명한 수채화만을 고집한다. 과거 유화 공부를 했지만 두텁게 덧입히는 답답함이 그녀를 유화로부터 도망하게 만들었다. 들꽃 마음같은 수채화의 투명성이 그녀를 사로잡아 놔주지 않는다. 맑은 물위로 쏟아지는 낙화의 싱그러운 환타지가 항상 그녀의 화폭에 가득 고여 있다.
그녀가 야생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수더분한 그녀의 성격과도 무관하지 않다. 눈으로는 꽃을 감상하고 새순은 식용으로 먹으며, 뿌리는 약으로 쓸 수 있는 야생화의 소박하고 살뜰한 쓰임새를 예찬하는 그녀는 들꽃의 마음 그대로를 닮았다.
역북리 움터골 싱그러운 산과 논과 나무사이에 작업장을 두고 있는 김영란. 그녀는 주변에 흐드러진 들꽃 내음에 취해 있다. 작업장도 들꽃 향연으로 가득하다. 그녀에게 그림 수업을 받으러 오는 도시의 여성들도 이내 자연 앞에 고개 숙인다.
그녀는 구절초를 가장 즐겨 그린다. 어릴 때 버스타고 다니다보면 고개너머 교회앞에 수북하게 피어있던 꽃을 잊을 수 없다. 들판에, 혹은 강가에, 다리밑 응달이나 휴전선 철조망 아래까지 김영란의 붓길 여행은 멈추지 않는다. 귀화한 야생화도 김영란의 화폭에 소담퓐?피어난다.
얼마전 인도 히말라야를 트레킹하고 돌아온 그녀는 히말라야에 지천인 들꽃의 감동을 지울 수 없어 벌써 화폭 가득 옮겨놨다. 내년초 히말라야의 설산을 배경으로한 들꽃전을 펼칠 계획이다.
김영란은 다양한 기법상의 변화를 시도하지만 영원히 수채화와 들꽃 테두리를 벗어날 생각은 없다. 소녀시절부터 그림을 좋아했던 그녀는 수원지역 수채화가들의 모임인 화홍수채화회를 창립한 주역이며, 현재는 자신의 제자들로 구성된 사임당 수채화회를 지도하면서 그랜드문화센터 등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사임당 수채화회는 전국적인 회원을 확보하면서 탄탄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