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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민단체가 선정한 용인 문화유산의 의미

용인신문 기자  2001.09.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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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가장 많이 훼손된 것은 매장 문화재와 지정 문화재의 주변 환경이다. 법적인 하자가 없다는 이유로 수 백년된 지정 문화재가 초고층 아파트 속에 묻혀 버린다. 또 수 백만 평의 땅이 파헤쳐지지만 형식적인 유물 수습만 하고 만다.
개발 분위기 때문인지 시민운동이 척박한 용인 땅에서 자연스럽게 문화 NGO인 ‘용인향토문화지킴이 시민모임(이하 향지모)’이 탄생됐다. 신문·방송을 통해 용인의 난개발 실상과 문화재 훼손 부분을 집중 부각시키며 대책마련을 촉구한 단체가 향지모다.
특히 한글날을 기념하기 위해 유희 선생 묘역을 ‘용인시민이 지켜야 할 문화유산1호’로 선정하고, 안내판을 설치한다는 것은 매우 의미 일로 받아들여진다. 유희 선생은 우리나라 국어학의 개척자로 널리 알려진 인물로 지난해엔 문화의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조선후기의 유학자이자 음운학자이며, 독창적인 방법으로 한글을 연구하고 훈민정음의 자모를 분류·해설한 인물이다. 따라서 한글날을 앞두고 그의 묘역을 찾는 후학이 있다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지난해에는 유희 선생이 문화의 인물로 선정돼 그를 기리는 각종 행사가 많았다. 그러나 정작 선생이 태어나고 묻힌 용인 땅에서는 어떤 행사도 없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다른 자치단체에서는 없는 문화인물이나 문화유산도 만들어내는 판에 용인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었다.
용인신문사가 주최하고 향지모가 주관하는 ‘용인문화유적답사단’에 의하면 유희 선생의 묘역은 뒤늦게 세워진 비석만 초라하게 일을 뿐 봉분도 훼손된 상태라고 전했다. 역시 벼슬을 택하지 않고 저술에만 충실했던 가난한 학자의 모습처럼 묘역도 초라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그렇게 방치를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이에 향지모가 앞장서고, 강남대 홍순석 교수가 서둘러 이 같은 행사를 마련했다니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향지모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서 세워지게 될 안내판은 빨리 뽑혀야 한다. 빠른 시일내에 공식 문화재로 지정돼서 새로운 안내판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시는 이번 일이 시민단체에서 보내는 무언의 압력임을 깊이 인식하지 않으면 안된다. 문화관광부에서 지난해에 유희 선생의 생애와 업적을 널리 알리기 위해 관련 단체들과 협조해 각종 사업을 벌이는 동안 우리 용인시에서는 무엇을 했는지 민·관 모두 반성부터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