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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 별빛에 스민 시조가락

용인신문 기자  2001.11.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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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7일 밤 8시 원삼면에 자리한 "산모롱이".
사암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사랑방에 하나둘씩 시조창 동호인들이 모여든다.
서두르지 않고 급할 것 없는 그들의 자태는 참으로 여유로웠고, 넉넉한 표정 또한 인생의 참 맛을 알고 있는 듯 했다. 12명으로 이루어진 "경기시조창단"은 1999년 박종순(용인국악협회시조분과위원장)단장을 주축으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조합창단을 창단 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각 분야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사람들, 시조창 또한 자기 자리를 크게 한 몫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어느 모임보다 이들을 더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긴다고 하였다.
살아있는 흐름처럼 하늘과 땅을 유기적으로 이어주고, 산과 물이 어우러지면서 역어내는 조화의 파동과 호흡은 그야말로 자연에서 비롯한 자연의 소리였다.

달 밝고 서리 찬 밤 울고 가는 저 기러기야
소상동정 어데 두고 여관한등 잠든 나를 깨우느니
밤중만 네 무름 한 소리에 잠못이뤄 하노라.
달 밝고 서리 찬 밤, 초당에 곤히 든 잠, 산촌에 밤이 드니….

배를 타고 놀을 저으며 빗소리에 맞춰 한 장단, 산의 흐름을 따라 호흡하다 보면 또 한 장단, 달 밝은 밤에 별 빛과 함께 자기 방향 찾아 소리를 하다 보면 어느새 세월을 낚는다.
옛 선조들이 일상에서 대화하듯 읊조렸던 그 시조가 무엇이든 빨리빨리 즉 문명의 팽창과 기술적·사회적 발달에 의해 설자리를 잃어 가고있다.
하지만 평범하면서도 광활한 광야를 덮을 만큼의 힘이 있는 소리, 푸근한 가슴을 적실 수 있는 고향 같은 소리를 찾아 그들은 끊임없이 나아가고 있다.
시조창을 들으며 우리만이 지닌 독특한 소리에 온몸으로 전율을 느꼈다.
이 땅에서 호흡하고 있는 우리 모두가 자연스럽게 누리는 사물이나 사상을 노래하기에 더 소중하다.
‘경기시조합창단’은 매년 6월에 정기공연을 갖고 있으며, 2002년에는 용인에서 정기 공연을 가질 예정이라고 하였다.
뿐만 아니라 일본 순회공연을 위해 추진중이라며, 한국의 유일함은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외국 무대에 나설 계획이다.
시조창에 한량 무까지 곁들이면 얼마나 멋스러울까. 조만간 이들의 시조창과 율동을 동시에 선보일 수 있는 공연 또한 연구중이다.
관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예술적 조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해 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들의 사랑방 모임은 더욱 열기를 더해갔다.
또한 내년 봄부터는 한화리조트에서 매월 정기적으로 상설공연도 가질 예정이다. 전통문화 공연을 통해 시조보급과 시민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해 주기 위함이다.
작은 소리이지만 큰 힘을 가지고 있는 내면의 소리…. 오늘도 이들은 격조 높은 풍류를 읊고 있다.
모이는 날 매주 수요일 밤 8시께, 산모롱이. 전화(031 339 77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