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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요금 100원의 자존심

용인신문 기자  2001.11.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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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요금 100원의 자존심
기자수첩/기애경

버스요금 100원을 덜 냈다는 기사의 말에 자존심이 상한 중년 여성이 운전중의 기사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하는 것을 목격했다.
지난 22일 오전9시 20분경 수원 남수원 전화국 앞에서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그녀는 버스(82-1)에 올라타며 요금을 냈다. 그런데 젊은 버스기사가 요금함을 보더니 아주머니께 100원을 더 내야한다며 말했고, 이에 그녀는 돈을 다 냈다고 맞대응 했다. 못 믿겠으면 와서 요금함을 보라는 기사의 말에 “내가 냈다는데 뭘 확인하라는 거야? 그리고 어디서 반말이야! 너 고발할거야?”버스안 분위기까지 썰렁해졌다.
기사는 분명 반말을 안했음에도 그녀는 반말을 했다는 것을 무기 삼아 기사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재수 없다. 돈100원에 치사한 사람 만든다”는 등 기사에게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화가 덜 풀렸는지 운전하는 기사에게 다가가 듣기 거북한 욕설을 시작했다. 보고있는 승객들도 너무 지나치다며 말렸지만, 그녀는 들은 체도 안했다.
급기야 그녀는 당황해 하면서도 운전을 하고 있던 그 젊은 기사의 뺨과 머리를 때렸다. 버스 안의 승객들은 운전중이라 사고라도 날까봐 퓰?불안해했고, 억지로 버스를 세운 그녀가 내린 뒤에야 버스안은 잠잠해졌다. 그제서야 맞서 싸우지 않는 기사의 모습에 측은함을 느꼈는지 승객들이 기사를 위로했다.
버스를 자주 타는 사람들은 한번쯤 100원을 덜 냈다고 운전기사에게 창피를 당한 경험이 있거나 다른 사람들과의 실랑이를 목격했을 것이다. 이럴 경우 대개의 승객들은 운전기사의 말대로 100원을 더 낼 것이다. 아니면 정중하게 사실을 확인했다면 돈 100원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야기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제 몇 달 후면 2002년 월드컵을 맞아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대거 방문할 것이다. 외국인이 버스에 탔을 때 승객의 기사폭행을 목격했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비단 외국인을 의식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공중도덕·질서와 양심의 문제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친절과 최상의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우리의 시민의식은 과연 어떤지 진지하게 생각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