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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크리스마스실과 고사리손

용인신문 기자  2001.12.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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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실과 고사리손

<최인태/본지편집고문>

12월이 되면 거리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등장하고 캐롤이 흘러나오는 요즘, 이때면 생각나는 또 하나의 연말분위기가 있다. 성탄절의 들뜬 분위기 속에 병마에 시달리는 폐결핵 환자를 돕기 위해 판매되는 크리스마스실이 그것이다. 퇴치된 병, 후진국 전염병이란 확고한 인식이 박혀있어 우리와는 무관한 병으로 생각되지만 최근 청소년은 물론 성인들에게까지 폭넓게 퍼져있는 병이 결핵이다. 현재 한국 전체인구 중 폐결핵 환자가 40여만 명에 달하고 인구 10만 명당 이 병으로 죽는 사람이 7∼8명에 달한다. 더 이상 후진국 병, 퇴치된 전염병이라고 인식되기엔 너무나 위험도가 높은 병이다.
크리스마스실은 19세기말 덴마크 코펜하겐의 한 우체국장의 아주 작은 이웃사랑의 마음속에서 시작되었다. 크리스마스 우편물을 정리하면서 이 많은 우편물에 결핵환자 몫으로 동전 한닢 짜리 우표를 붙여 보내면 피지도 못한 채 지고 마는 어린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이 시발점이 돼 크리스마스실이 탄생하였다.
작고 소박한 이웃사랑의 착상은 많은 덴마크 국민의 참여로 빛을 보게 됐고, 독일 스웨덴 등 유럽전역은 물론 중남미, 아프리카까지 번져 사랑과 나눔의 실천운동으로 확산되었다. 한국도 1932년 최초의 크리스마스실이 탄생되었다. 캐나다 출신의 의사이자 선교사인 셔우드 홀은 1928년 해주 결핵요양원을 설립해 운영하면서 폐결핵환자의 실상을 보고 느낀 나머지 치료기금 마련을 위해 크리스마스실을 발행하였다.
그는 실을 발행하면서 운동의 취지를 한국 내에서 결핵을 올바르게 인식시키고 만인을 항 결핵운동에 동참시키는 한편 부자나 가난한 사람 모두를 동참시키기 위해서라고 못박고 있다.
단순히 우표형식의 실을 팔지만 빈부의 격차를 떠나 모두가 사랑의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싸게 하자는 뜻도 담겨있어 우표 한 장 값과 같은 금액으로 판매하였다.
최근 청소년들에게까지 결핵이 다시 번져 크리스마스 실 운동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하찮게 여긴 나머지 요주의 전염병으로 부각되고 있다.
어느 시골 초등학교에선 학교에 배정된 실이 부족해 순수한 사랑을 실천하려고 한 고사리 손을 부끄럽게 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 퍼지고 자선남비가 등장하는 계절인 만큼은 고사리 손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여유를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