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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빈부격자 해소 시급

용인신문 기자  2001.12.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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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격자 해소 시급

<이홍영/본지논설위원>

오래 전 기억 중 하나다. 승용차가 요즘처럼 일반화되기 전이었는데 필자는 직업상 필요에 의해 중고차를 한 대 구입하여 끌고 다녔다.
온 대지가 꽁꽁 얼어붙은 어느 추운 겨울밤에 한적한 뒷길을 가다가 술에 취해 길가에 누워 있는 남자를 발견하였다. 그냥 두면 동사할 것만 같아 차를 세우고 내려서 필자의 차에 태우려고 하였다. 그런데 그가 반발하는 것이었다. 심한 욕설과 함께“싫어, 자동차나 몰고 다니는 당신한테는 도움을 받기 싫단 말이야, 좀 있다고 아니꼽게 놀지 말고 얼른 꺼져 버리란 말이야!”하면서 밀쳐대는 바람에 필자는 할 말을 잊었었다.
황당했다고 할까, 당황했다고 할까? 하여튼 필자는 그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그 충격은 대단히 커서 지금까지도 가슴에 남아 있다. 물론 필자가 많은 것을 가진 것은 아니었지만 당시에는 가진 자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것이 승용차였기에 못 가진 자가 가진 자처럼 보이는 나에게 느끼는 절대적인 적대감이 그렇게 표출되었다고 생각한다.
‘빈부격차 문제’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이며, 우리가 사회통합을 이루고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 꼭 뛰어 넘어야 할 절실한 문제다.
인류의 빈부격차는 이미 인간의 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시인 중에서도 힘이 있거나 부지런한 자는 많은 것들을 차지할 수 있었을 터이고 그렇지 못한 자는 가난했을 테니까. 따지고 보면 한동안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았던 공산주의 이론도 빈부격차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남부 및 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은 실제로 빈부격차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심각하다. 그러나 그들 사회에서는 이 문제가 그렇게 심각하게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그들의 신앙에 의해 자신이 못 가졌다는 것은 숙명이라고 받아들인다. 예컨대 자신이 전생에는 가진 자였다거나 또는 죽은 후에 가진 자로 다시 태어날 것으로 믿는다. 따라서 그들은 부자인 친척이나 친지한테 빌붙어서 무위도식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부자인 사람도 그것을 당연시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못 가진 자는 자기가 그렇게 된 이유를 가진 자의 착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즉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는 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빈부격차의 해소를 위해서는 3자가 같이 노력해야 된다. 정부는 소득의 재분배를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되며, 이에 대해서 가진 자나 못 가진 자가 동시에 수용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합의점을 도출해야 한다. 지금도 세수정책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나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특히, 가지고 있으면서도 교묘한 방법으로 탈세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철저한 조치가 필요하다.
가진 자는 자신의 부를 자신만의 공과로 생각치 말고, 국가와 국민에 대한 고마움을 잊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그 일정 부분은 사회로 환원시켜야 한다.
못 가진 자는 우선 그 원인을 자신의 노력이나 의지가 부족했다는 데에서 찾아야 한다. 가진 자나 정부에 대한 원망이 앞선다면 누구보다도 자신에게 이로울 것이 없다.
개중에는 부정한 방법으로, 또는 권력의 불법적인 비호 아래 부를 축적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우리 기업인들은 건전하다. 부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보아서는 안되며, 더구나 그들을 내 것을 빼았아 간 사람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노벨상 수상자인 경제학자 새뮤얼슨 교수는 포플리즘을 경계하고 정직성을 회복하여 신뢰사회를 만들지 못한다면 우리나라가 다시 일어날 수 없음을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