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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실천 마을의 스승

용인신문 기자  2001.12.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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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릴레이/10 백암면 김한용옹

인간은 누구나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곳에 머물고 싶어하는 태초부터의 소망을 갖고 있다. 가장 자연스럽고 자연의 이치에 거스르지 않는 편안한 삶을 추구하는 인간. 살아있는 사람은 물론 죽은 자들도 자연과 어우러지는 편안한 자리를 원하지 않을까.
특히 망자들을 좋은 묘자리에 들게 하는 것은 조상에 대한 자손들의 도리가 아닐 수 없다. 죽은 조상에 대한 효도. 망자들도 좋은 자리에 들고나서는 자손들을 복되도록 도와주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이치.
백암면에 거주하는 김한용 옹(73)은 30년 넘게 백암면 주민들의 애사를 자신의 일처럼 돌봐오면서 백암면민들로부터 칭송을 사고 있다.
망자들이 평안하게 잠들 수 있도록 묘자리를 봐주는 것은 늘 가까이 하던 이웃 사촌에 대한 마지막 사랑의 마음이 아닐 수 없다.
오랜 세월을 묘자리를 봐주면서 이웃의 지인들을 하나 둘 떠나보내다보니 어느새 김옹의 머리에도 흰 눈이 소복히 내렸고, 이제는 묘자리 봐주는 일도 힘에 벅차는 나이가 돼 버렸다.
김옹은 나이 40이 되서야 늦게 풍수지리를 배웠다. 물론 어려서부터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하는 등 남다른 한문 실력을 갖추고 있었기에 늦은 배움도 가능했다. 30세때부터 어깨너머로 풍수지리하는 사람들을 쫓아다녀봤지만 전혀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러다 40이 되서야 스승을 만났다. 만주서 나온 지관이었는데 그는 자신이 아는 것을 김옹한테 세밀하게 죄다 가르쳐줬다. 그때 김옹은 귀가 틔고 눈이 틔었다. 어쩌면 그렇게 머리속에 쏙쏙 잘 들어오는지 감탄할 정도였다.
부모 자식 모두 묘자리를 봐준 집들도 꽤 된다. 그의 실력이 소문이 나면서 외지에서도 김옹을 찾아오는 사람들도 꽤 있다. 그렇지만 김옹은 사례를 받지 않는다. 죄를 짓는 것이라며 거절한다. 그저 담배나 쇠고기 정도의 성의에 감사할 뿐 소박하고 진실하게 평생을 살아왔다.
그는 평생 욕심 안내고 선하게 살면 복이온다는 믿음으로 살아왔다.
김옹은 동네 산제사의 제관을 맡아 제사를 주관해온다. 이제 누군가에게 물려줄 나이가 됐지만 선뜻 나서는 젊은이들이 없어 고민스러워한다. 농번기에도 느닷없이 남의집 일을 봐줘야하기 때문에 항상 집안일은 서둘러 마치는 습관이 배어있다. 그는 결혼날짜 택일도 해준다. 기쁜일, 슬픈일 모두 안고서 기쁨을 크게해주고 슬픔을 줄여주는 일을 마다않고 봉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