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비를 들여 노란색 풍선 1000개를 제작, 불법 주·정차 차량에‘경고 주차위반 토월파출소 2634113’풍선을 매달아 주민들로부터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던 토월파출소 김동식소장(46). 오전 8시 10분 총기현황점검과 사건·사고현황 파악 등 김소장의 하루일과는 시작된다. 토월파출소가 관할하는 상현동지역은 노래방, 주점 등 다중이용업소 78개, 금융기관이 24개, 42개동의 고층아파트, 11개의 초·중·고등학교가 있다.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16명의 직원과 김소장의 하루하루는 긴장의 연속이 아닐 수 없다. 가정폭력신고로 출동한 부하직원이 팔을 물어뜯기는 심한 상처를 입었으나“복무집행 중 그 정도는 감수하라”는 법원의 판결에 난감해 하기도 했고….
술에 취한 취객들은 파출소에서 괴성과 난동을 피워 공무집행죄로 가두면 앙심을 품고 전화와 인터넷을 통해 온갖 욕을 다 받고있는 김소장…. 그는 조금은 늦게 경찰에 입문했다. 회사생활 5년, ROTC출신 경영진의 조카가 입사와 동시에 대리가 되는 것을 보고 족벌체제에 회의를 느껴 사표를 제출했다.
‘공무원이 되자’고 보니까 나이가 많아 여의치 가 않았다. 유일하게 경찰에 응시할 수 있어 87년 10월 31세에‘민중의 지팡이 경찰’이 됐다.
그에게는 남다른 아픔이 있었다. 파일럿이 되고자 공군사관학교에 합격했으나 합격의 기쁨도 잠시, 인척에 결격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전라남도 진도에서 태어나 조선공대를 나온 그에게는 부인 김복덕(43)씨와 김대훈(고3), 배석(중3)의 두 아들이 있다. 부인 김복덕씨와는 연애 8년의 화려한(?)경력을 가지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정미소에서 잠시 일을 하고있던 어느 무더운 여름날이었다. 더위를 식히려 개울가에 갔는데 발을 씻고있는 소녀가 한눈에 들어와 소녀의 얼굴을 자세히 보고픈 마음에 돌멩이를 던져보았다. 놀란 소녀는 휙! 쳐다보고 어디론가 뛰어갔다. 그 모습이 지워지지 않아(일명 상사병) 그녀주변의 아는 사람을 총동원해 사귀게 됐다. 아름다운 사랑을 엮어온 그들에게 두 번의 이별의 고비가 있었다. 두 번째 고비는 김소장의 군입대였다. 그러나 김소장의 애틋한 사랑을 알게된 선임하사는 위독하다는 급전을 띄웠고 그 소식에 한 걸음에 달려온 그녀…. 두 사람은 우리는 헤어질 수 없는 인연이라 확신하고 84년 결혼에 골인했다. 김소장은 문학청년이었다. 현재 수지문학회 회원으 도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해 경찰문화대전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안았다.
그의 글 실력은 연애편지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그리움을 찾아서…>
영그런 태양이 하루의 종식을 고할 때 젖어오는 대지의 어두움 위에 영롱히 피어나는 그림자하나. 별이진 창가에 밀려오는 그리움! 나는 또 이렇게 잠시나마 필을 들고 그 영상을 찾아 그리움의 소산을 잉태해 본다. 덕아! 아련히 다가오는 너의 두 눈망울에 안녕을 묻고싶어. 밤이 의미하는 은은한 자태 속에서 지난날의 앳된 추억과 미래의 꿈의 날개를 너의 창가에 선사………(생략)
<아직도 먼 사랑>
금상 수상작
먼 태고 적
우리의 만남 이어져 내려
숨쉬는 자리 가슴에 묻어둔
그리움 하나로 기다리기엔
너무 힘겨운 방황의 날들
파도처럼 밀려와
쌓여져 머무는 곳
마음에 향기 내린 온 가슴으로
그대 가득한 마음 비울 수 없어
구름 쉬다간 자리 더듬으며
님 계신 먼 하늘 바라봄이
님 향한 마음이련가
아직
행복 안고 있기엔 너무 멀리 있는 당신
빛 바랜 추억 속에
해묵은 님의 향취 지워질세라
마음속 깊이 깊이 묻어
다독이고 있네
새벽 보낸 동녘하늘
어둠 끝자락
하룻밤 지새운 님 생각 하소연에
어둠 속 잉태한 밝은 태양 비춰오니
오늘은
감추인 님의 모습 빛 되어 오려는가
과중한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도 많으나 김소장의 얼굴은 인자한 미소와 여유가 배어있다.
관할구역을 순찰하고 들어오는 직원들에게“추운데 수고했어!”짧고 굵게 답하는 그의 모습에는 카리스마와 힘이 있었다. 토월파출소 김소장과 직원들의 스트레스 1위는 술취한 사람들의 행패라고 한다. “파출소가 술취한 사람들의 스트레스 해소 장소가 아니며”그들로 인한“시종 드는 웨이터가 되지 않도록 주민들이 협조해줬으면 좋겠다”고 김소장은 강하게 강조했다.
“임오년 새해도 꼬리끊기로 교통혼잡완화와 범죄사고예방에 주민들과 힘을 합해 나갈 것”이라고 힘있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