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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박 연구 인생항로

용인신문 기자  2002.02.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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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원인선박연구소 소장 이원식

평생을 배만 연구해온 사람 원인선박연구소 이원식 소장(68). 그의 서재에 들어서니 온통 배에 관한 옛 문헌들로 가득하다. 우리 고(古)선박 연구에만 몰두 해온‘원인선박연구소’. 연구경력만 40년이 넘는다.
고희(古稀)에 가까운 나이에 지난 2년간 독학사(獨學士) 과정을 이수해 최근 국문학학사 학위를 취득한 이 소장은 선박박물관을 설립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 최 고령자로 특별상을 받은 그는 지난해 11월 부산 한국해양대학교 운항시스템공학과 대학원 특차전형에 합격했다.
52년전 그의 학업을 중단시키고 인생의 행로를 뒤바뀌게 한 가장 큰 원인은 6·25 한국전쟁이었다. 그 후 52년만의 학사학위 취득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큰 감격이다. 기억력감퇴, 시력감퇴, 반복적인 학습에도 까맣게 잃어버리기 일쑤. 아침 8시에 집을 나서면 저녁 7시가 되서야 집에 들어온다. 수업시간은 4시간, 왕복 5시간의 거리를 지칠 줄 모르는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빠짐 없이 출석한 모범적인 학생이었다.
이 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고 선박 연구가이다. 지난 2001년에는 거북선 전문가로서 정부에 의해‘한선(韓船)기술 기능 전승자’지정을 받았다. 2000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신라시대무역선’(장보고 교관선) 모형을 제작해 지난달 30일 경상남도 도지사 감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69년 현충사 유물전시관에‘거북배’제작을 기점으로 94년 목포해양 유물전시관의‘조선통신사선’등 지금까지 이 소장이 재 탄생 시킨 선박만도 수 백척이다. 집안 여기저기자리 잡고 있는 직접 복원한 배모형을 가리키며 지난 시간을 끄집어 낸다. 이 소장이 선박에 관심을 가진 건 지난 50년대 미국 공보원 도서실에서 우연히 서양범선 설계도를 접하고서였다.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선박을 설계하고 만들었을까”가 궁금했다고 한다. 60년대초부터 월급의 10분의 1을 꼬박 꼬박 털어 고서적과 자료수집에 나섰다.
“역사속에서 고대 선박에 대한 기록을 찾아낸다는 것은 보통 힘든 작업이 아니죠. 돈으로친다면 계산도 못해요”우리 해안선의 특징을 연구하러 강화도에 갔을 때‘월북혐의자로 붙잡혀 곤혹을 치른 적도 있었다.
지난 93년 일본 나고야박물관의 거북선을 제작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으며 도요토미히데요시가 임진왜란을 준비했던 곳에 조선전함을 전시할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이 소장은“대학원에서 내가 익힌 고선 건조기술과 다른 나라의 선박기술을 비교 연구하면서 후배들도 가르치고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