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를 비롯한 구성 기흥 등 용인서부지역이 급속히 개발되면서 지가가 급상승하자 차익을 얻기 위한 개발의 융단폭격이 이지역을 휩쓸고 있다. 문화재 주변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 없었고 이미 수많은 문화재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도지정 문화재든 향토문화재든 가리지 않고 폭격이 쏟아진 탓에 문화재 주변은 이미 빼곡히 들어선 아파트 숲으로 변해 버렸고 문화재는 볼품없고 초라한 존재로 전락했다.
최근 마찰을 빚고 있는 심곡서원 주변 토지도 이같은 현상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현재 아파트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상현리 206은 평당 지가가 200만원을 호가하는 금싸라기 땅으로 면적이 무려 1만여평에 달한다. 싯가 200억 가까운 액수다.
또 토지주인 심곡학원측이 유치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조광조선생 묘역이 위치한 인근 산55-1은 면적이 2만여평에 달해 이 둘을 합치면 총액이 500억을 상회하는 그야말로 황금의 땅이다. 이같은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이 눈에 아른거리는데 주변이 문화재보호구역이든 아니든 토지주 입장에서는 장애가 될턱이 없다.
학원측은 지난 기간동안 수차례에 걸쳐 이땅에 대한 매각을 시도했다. 다행히 아직까지 서원측의 거센반발에 부딪쳐 무산되고 있지만 최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카드를 들고 나왔다. 법인변경이 그것이다. 중학교 하나만 운영하던 학교법인을 대학법인으로 바꾸겠다며 정관을 개정, 교육부의 승인까지 얻었다. 그리고 대학설립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명목으로 이 땅에 또다시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관계기관의 간섭도 줄이고 막대한 개발차익도 얻으면서 대학설립으로 인한 법인의 가치를 높이는 그야말로 일석삼조의 효과를 보겠다는 발상이다.
세인들의 무관심 속에 그동안 이같은 방법으로 난자당한 문화재가 수없이 생겨났고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것은 명약관하하다.
도지정 문화재인 구성면 언남리의 ‘민영환묘역’주변은 이미 수백세대의 고층아파트가 들어서 묘역은 빌딩 숲 사이의 무덤이라는 이상한 모양세를 하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향토유적 1호 ‘용인향교’주변도 개발이 진행돼 향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주위 경관과 조화를 이루던 예전 모습을 상실하고 콘크리트 숲의 초라한 기와집으로 전락할 운명이다. 또 세계인들에게 우리의 얼굴을 알리는 민속촌 주변도 이미 쌍용건설에 의해 수천세대의 아파트가 건설되고 있다. 콘크리트와 기와집이 부조화스럽게 마주보는 우스꽝㉦??민속촌을 보게될 날도 멀지 않았다.
우리가 가진 유산은 우리의 소유가 아닌 미래의 자산이고 소유다. 개발이란 미명하에 미래에 더 빛을 발할 우리의 유산을 훼손하는 일을 막을 수 있는 관계기관의 총체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더없이 절실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