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하면 떠오르는 커다란 느티나무.
온갖 그리움이 가지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커다란 나무.
마을 아이들의 놀이터로, 동네 어른들의 쉼터로, 혹은 신성한 주술의 대상으로 항상 편안한 그늘을 제공해 주었던 커다란 느티나무가 사회가 점점 도시화 되면서 느티나무 이야기는 먼 옛날 이야기가 되버리고 말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소중한 추억을 전해준다.
이제는 세상이 하도 많이 달라져서 동네에 우뚝 서있는 커다란 나무가 주는 그늘의 혜택도 빛을 발했다.
선풍기에 에어콘에 온갖 문명의 이기는 커다란 나무 그늘을 여지없이 물리쳐 버렸다.시골에서마저도 커다란 나무가 주는 그늘의 혜택이 무색해져 버린지 오래다. 아주 간혹 큰 나무 아래 벤치들을 놓고 마을 사랑방으로 활용할까 이제는 시골에서마저도 정겨운 대상은 아닌 듯 하다.
이제는 이런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은 보호수라는 이름아래 별도 관리되고 있다.
지난 1988년 올림픽 대회를 앞두고 처음 보호수를 일제 지정했고, 그후 수시로 동네 주민들의 신청 등에 의해 정하고 있지만 땅 소유주들의 반대로 보호수 지정도 쉬운 일은 아니다. 보호수는 관리할만한 가치?있는 나무를 산림법에 의거해 보호하는 것이지만 보호수로 나무가 지정될 경우재산권 행사에 지장이 따르기 때문이다.
땅 소유주의 반대로 지정될 만한 가치의 나무가 지정되지 못하는 사례도 있고, 지정된 나무가 해제되는 사례도 발생한다. 또 재산 피해 이유로 치료를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그런 인위적인 보호도 크게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는 듯하다. 콘크리트가 덮은 대로변, 콘크리트로 에워싸인 단 위에 옹색하게 보호돼 있는 보호수들이 참으로 많다. 혹은 담장에 맞붙어 더 이상 옴짝 달싹도 못한채 엉거주춤 서있기도 하다.
용인에는 110여 그루의 보호수가 관리대장에 등록돼 관리되고 있다. 원래 130여그루였으나 벼룩바구미 등 병충해 피해 및 번개, 그리고 콘크리트로 덮인 환경변화, 주변의 호수나 웅덩이 메우기, 밑둥에 흙쌓기 등의 이유로 고사돼 해제됐다. 사람들의 관리 소홀과 사랑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가장 오래된 것은 남사면 완장리의 800년된 느티나무 두 그루. 하나는 높이 15m에 둘레 8m이고, 하나는 높이 10m에 둘레 5m이다.
그밖에도 모현면 동림리 387번지에는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들메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200년 된 이나무는 높이 17m에 둘레는 2.9m다. 그렇지만 나무 주변으로 하수도 공사가 이뤄져 나무가 수난을 받고 있어 올해 외과 수술을 할 예정이다.
또 빼어난 자태의 향나무가 기흥읍 서천리에 보호돼 있다. 이 나무는 520년 된 것으로 높이 9m에 둘레 1.5m다.
각 읍면동 통계를 보면 포곡면에 76그루로 가장 많고, 그다음 남사면, 기흥읍, 이동면, 백암면, 원삼면, 구성읍, 양지면 순이다. 수종은 느티나무가 88그루로 가장 많고 은행나무, 향나무 순이다. 그외 들메나무, 참나무, 팽나무, 소나무 등도 지정돼 있다. 시 관계자는 원래 보호수는 "나무 가지가 뻗어있는 범위만큼 뿌리가 뻗을 것으로 판단하고 보호수 구역을 지정해야 수분 및 양분 흡수가 원활하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간신히 나무 밑둥 주변만 지정돼 테두리가 쳐지거나 콘크리트가 침범한다. 또 나무 밑둥을 흙으로 덮어놓을 경우 버섯이 생기는 등 썩어들어가 결국 죽고 만다.
특히 느티나무의 경우는 뿌리가 수직으로 뻗어내리지 않고 옆으로 뻗어나가기 때문에 주변이 콘크리트로 덮일 경우 수분과 양분 흡수에 큰 어려움을 겪어 결국 고사하고 말게 된다.시골일수록 잘 보호한다고 콘크리트 단을 만드는 경우가 많은?그냥 자연상태대로의 보호가 가장 좋은 방법이다. 병충해는 자연의 힘으로 버틸 수 있지만 인위적 가해는 버티기 힘들다.용인시는 지난해 나무병원에 의뢰해 5그루의 나무의 외과 수술 및 영양제 공급 등의 작업을 했다.부패한 곳을 제거하고 살균처리를 한 후 공동 부분을 충전하고 방수 처리를 해서 인공 수피를 입히는 등 정성스런 치료로 다시 보기좋은 모습으로 회복하고 있다.올해는 7 그루를 치료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는 병해충 방제 및 영양 공급을 기본으로 해 입간판 대체 작업 38개, 시멘트 제거 및 주변 정리 40개, 벤치 등 편의 시설 설치 11개 등을 할 예정이다.외국에는 수백년된 나무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공원 등이 많다. 그런 나무 아래를 걷는 혜택을 비록 우리대에서는 누릴 수 없더라도 후대는 이런 멋스러운 혜택을 누릴수 있도록 해줘야 하지 않을까.
식목일을 앞두고 나무를 심는 일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여유와 휴식과 정겨움을 전해준 고목들이 혹 홀대받고 있지나 않은지 관심을 가져보자. 커다란 보호수 아래를 작은 공원으로 만들어 미니 음악회도 개최하고 아이들이 공기 놀이도 하고 어른들이 이야기도 나누는 정겨운 장소로 다시 태어나길 바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