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네덜란드에서 막 날아온 것 같은 2000만송이, 185품종의 튤립으로 꾸며진 에버랜드 포시즌스 가든.
싱그러운 아름다움이 가득한 에버랜드 튤립 축제의 유혹을 탄생시키고 있는 장본인이 있다. 에버랜드 조경관리팀 과장으로 있는 진용하씨(38).
지난 93년 입사 이후 줄곧 꽃축제 기획을 담당 하고 있는 그는 자신을 반전문가가 다 됐다고 말하지만 탁월한 전문가임에 두말할 필요가 없다. 임학과를 졸업한 그는 현장과 행정을 종합 관리하는 중요한 자리에 있다. 물론 진용하씨 위에는 진씨가 야전사령관이라고 부르는 김덕조 팀장이 화려한 현장 실무 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진씨는 봄의 튤립축제로부터 시작해 연이어 이어지는 장미와 백합의 향연, 그리고 가을 국화 축제로 이어지는 쉼없는 꽃축제 사이클을 통째로 책임지고 있다.그가 하는 일은 축제의 주인공인 꽃의 수급과 관리와 조경.
이번 튤립 축제를 위해 그는 지난해 튤립축제가 끝나는 싯점인 5월부터 6월사이에 네덜란드에 1등급 구근을 발주했고 10월 구근입고가 끝난후 11월 노지 식재와 12월 하우스 식재를 마쳤다. 늡巒?마찬가지다. 5월 튤립축제가 끝나면 곧바로 내년도 축제를 위해 구근 발주에 들어간다.
발주와 동시에 튤립 구근을 캐내고 백합을 식재한다. 5월 18일경부터 6월말까지 장미축제가 자연스레 이어지고 7월중순부터 8월말까지 백합이 만발한 여름꽃 전시가 이어지게 한 후 가을 국화축제를 펼친다. 모든 꽃축제 가운데 튤립 축제가 하이라이트라고 꼽는 그는 디자이너가 화단조성표를 작성해 색상을 정하면 튤립의 품종 선택을 한다.
앞줄은 작은 것을 심고 뒷줄은 큰 것을 심어야 하며, 개화시기도 맞춰야 하는 등 튤립의 모든 특성을 꾀뚫고 있지 않으면 도저히 엄두를 낼 수 없는 직업. 그도 속수무책일때가 있다. 4년전 엘리뇨 현상때와 지난해 야니뇨 현상을 잊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온에 민감한 튤립인지라 4년전에는 느닷없이 더워 25일만에 몽땅 져버렸다. 지난해에는 온도가 낮아 축제기간 동안 꽃이 피지 않아 발을 구르게 했다.
따라서 조·중·만생종의 꽃을 조화롭게 식재하는 등 그의 꽃축제 기획은 철저하고 치밀하다. 7000여종에 이르는 튤립 품종 가운데서 주품종 선별을 위해 콜렉션품종을 연구하는 그는 꽃과의 전쟁이 하루도 끊이지 않는다. 이번 축제에는 노랑╂?꽃잎 끝에 가시가 돋혀 있는 워블러,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자주색이 특징인 블랙 다이아몬드, 하나의 줄기에 두세송이의 빨강색 튤립이 피어나는 아펠둔 등 희귀한 튤립도 선보이게 된다.
세계 10대 테마파크의 하나로 꼽히고 그가운데서도 관광객의 사랑을 독점하는 꽃축제를 책임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크나큰 책임감과 함께 엄청난 스트레스로 밤잠을 설칠때도 많다. 남들은 좋은 일을 한다고 부러워하지만 실제 그는 살얼음 위를 걷는 힘들고 고단한 일을 하고 있다.
기상대를 통해 1년앞의 기상을 미리 예측해야 하고, 이상 기온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노하우 축적 등 그는 화사하면서도 얄미운 사랑스런 꽃의 유혹에 푹 빠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