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도자기 명소가 용인에 있다. 지난해 8월 세계도자기엑스포 시작에 맞춰 발굴 공개와 함께 문을 연 이동면 서리 상반 고려백자 가마터.
산 163번지를 중심으로 그 주변에 넓게 분포하고 있는 이곳 도요지 유적은 폭이 약 45m, 상하 길이가 약 70m에 달하는 대단히 큰 규모이다. 이곳 상반 유적은 서리 중덕에 위치한 사적329호로 지정된 고려시대 최초의 백자요지와 쌍을 이루면서 경이감을 주고 있다.
김재열 호암미술관 부관장은 서리 중덕의 진흙 가마를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가마중 가장 긴 가마며, 세계에서도 유래가 드물 정도의 장대한 가마라고 평했는데 상반 가마의 규모가 중덕것보다 오히려 더 큰 규모를 보여주고 있다.
김재열씨는 국내 가마는 고려, 조선시대를 막론하고 대개 길어도 40m 정도인데, 서리 가마는 2배가 넘고 있어 이렇게 긴 가마를 어떻게 운용했는지 지금의 기술로서도 예측 불가능할 정도라며 다각도로 연구의 과제가 남아있다고 학술지에 발표하고 있다.
이렇듯 세계적 규모의 가마터는 특히 가까운 일본 관광객들로부터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이곳 상반 유적은 아무곳에서나 볼 수 없는 발굴 현장을 직접 볼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귀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올해는 오는 5월부터 제2의 발굴 작업을 개시할 계획이어서 5월에 자녀들과 함께 찾아도 독특한 현장 전통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에 박제된 동물처럼 진열된 도자기만 대하다가 수백년 땅에 묻혀 있는 도자기를 캐내고 시대를 분류하는 전문가들의 작업을 직접 접하면서 생명이 살아숨쉬는 문화재에 대한 새로운 애정을 듬뿍 느낄 수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 구릉처럼 쌓여 있는 갑발 더미. 엄청난 갑발 더미가 둘러싸인 이곳에 서보는 것도 평생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순간이 될 것이다. (갑발은 번조시 그릇에 가마안의 잡물이 묻는 것을 방지하거나 불길이 고르게 미쳐 그릇을 잘 익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로 내화토계의 흙으로 빚어 만든 그릇 형태의 것이다.)
이곳의 갑발 규모로 미뤄 당시 도자기 생산량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아직 체계적인 발굴이 이뤄지지 않았으나 지표에서 채집된 유물은 11세기 백자 파편이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발, 대접, 완, 접시, 종지, 뚜껑 등 다양한 읖째?확인되고 있다. 이곳 현장에는 유물전시관을 둬 용인지역에서 발굴된 자기 파편을 전시해 용인 지역의 도자기 역사, 발달사를 이해하기 쉽게 돕고 있다.
올해는 5월 발굴과 함께 다시 문을 열게 되며, 그때가 되면 도우미도 상주하면서 설명을 해주게 된다. 현재 이곳에 가면 안내원이 없어 그냥 유적지를 둘러보는 정도로 만족해야 하지만 경이로움이 대단할 것이다. 이곳은 넓은 주차장도 있어 단체 관람에도 불편이 없으나 다만 이곳에 들러 문화재를 훼손하는 일을 해서는 절대 안된다.
지키는 사람이 없다고 유물을 몰래 가져가거나 함부로 밟는 행위 등을 하지 않는 수준 높은 문화의식은 반드시 지켜져야 할 것이다. 상반 유적지 가는 길은 용인터미널에서 송전 남사 방향으로 직진하다가 홍진크라운(주) 방향으로 우회전해 홍진크라운 앞을 지나 계속 직진하면 우측으로 유적지가 나타난다. 중덕 유적지는 용인대 뒷길로 난 길을 따라 계속 직진하다 보면 우측산기슭에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