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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월드컵, 우리는 어떻게 맞아야 되나

용인신문 기자  2002.04.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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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우리는 어떻게 맞아야 되나

<이홍영 / 본지 논설위원>

이제 2002한ㆍ일월드컵이 한 달 앞으로 다가 왔다. 31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세계적인 유명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전이 열리고, 지구인들의 축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요즘 주가는 IMF사태 이후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경기회복에 대한 희망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듣는다. 지난해에는 경제가 살아나는가 싶더니 다소 침체되는 분위기였으나, 현재로서는 미래전망이 매우 밝다고 한다. 이는 월드컵과 상관관계가 깊은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은 세계의 어느 나라나 어떤 대기업보다도 더 큰 시장과 수요자와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월드컵의 경제적 효과는 실로 대단한 것으로 이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만큼 큰 것이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국제축구연맹(FIFA)에 가입한 나라가 178개국이고, 그 아래 각국의 축구연맹에 등록되어 있는 축구팀이 410만개이며, 여기에 속한 축구선수가 1억5천만명에 이른다. 또한 축구심판만도 130만명에 달한다. 그리고 월드컵에 열광하는 축구팬들까지 포함하면 그 수가 엄청나다고 아니할 수 없다.
월드컵에 우리나라가 투자하는 돈은 무려 3조5천억원이나 된다. 그래서 정부는 이 국제적인 이벤트를 통해 약 5조원 정도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35만명에 대한 일자리를 만들어 낼 계획이다.
그런데 이와같이 큰 대사를 앞두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자세가 남의 일을 보는듯이 시큰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필자는 어렸을 때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이런 꾸중을 몇 번 들은 기억이 있다. “너는 왜 반가운 사람을 봐도 반갑다는 표현을 못하느냐 ”고.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은 필자의 수줍음을 타는 성격 때문이기도 했지만 옛날부터 내려온 우리 사회의 유교적 사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세상은 많이 변화했다. 지금은 자기 피알을 자기가 해야하는 세상이다. 그러니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한 월드컵에서 우리가 무언가 건지기 위해서는 그저 방관자로서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는 않된다. 우리도 같이 참여해야 할 뿐만 아니라 손님을 초대한 주인으로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내일처럼 적극적이어야 하며, 나아가서 일생에 단 한 번 뿐일 이 행사를 즐기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뛰는 경기에는 국민들의 관심이 높겠지만 그 외의 경기는 운동장이 썰렁하지 않을까 하?걱정도 된다. 자기가 좋아하는 나라, 자기와 인연이 있는 나라를 선정해서 미리 그 나라의 형편이나 축구선수 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한 다음에 그 나라를 열심히 응원한다면 월드컵이 훨씬 더 재미있을 것이다.
남태평양에 원양어업을 나가서 도움을 받았거나 거기에 이민 등으로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은 우루과이를 조직적으로 응원하기 위해 모임을 만들었다고 한다. 참으로 본받을만한 일이다.
우리가 참으로 어려웠던 6.25때 우리를 도와 참전했던 나라들이 있다. 그 나라들 중 이번 월드컵본선에 참여하는 나라로는 스웨덴ㆍ영국ㆍ덴마아크ㆍ벨기에ㆍ프랑스ㆍ이탈리아ㆍ터어키ㆍ미국ㆍ남아프리카공화국이 있다. 이들 나라를 응원해 주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필자가 아는 분 중 한 분이 터어키를 방문했을 때 참전용사였던 노인을 만나 그 노인이 “오늘날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보면 가슴이 부듯하다”고 했다는 말을 듣고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월드컵의 효과를 주제로 논문을 발표한 스테판 시맨스키 임페리얼칼리지 교수는 “월드컵은 분명히 큰 잔치이지만 잘못하면 값만 비싼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 국민의 슬기를 모아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국가 이미지 쇄신 등 잠재적인 프러스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하겠다. 이런 좋은 기회는 그리 흔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