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을 다루는 사람 이두희(46)씨.
무덤 주변을 장식하는 문인석 무인석이 이두희씨 손에서 탄생한다. 부처님도, 성당 제대도 석수쟁이 이두희씨 손에 의해 만들어진다.
석물의 맥을 잇는 사람. 그는 17세때부터 이 일을 시작했다. 벌써 25년째다. 고향인 충남 보령에서 처음 일을 배운 이씨는 지난 83년 용인 마평동으로 이사와 충남석재를 열고 오늘날까지 그 자리에서 석공일을 하고 있다.
"당시는 철공소로 철일 배우러 가고 석재회사로 돌일 배우러 가던 시절이었어요. 돈을 많이 벌고 싶었던 저는 다른 일에 비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돌일을 택했어요. 요즘은 예전만 못하지만 아직은 그런대로 괜찮아요."
2, 3년 정도 일을 배웠다. 무슨일이 맡겨지든 만능으로 일을 해야 하는 직업인만큼 배워야 할 기술도 많았다. 망치질을 먼저 배웠다. 비석 상석을 처음으로 만들었는데 큰 덩어리만 다듬어 놓으면 선생님이 세부적인 작업을 했다.
25년새에 변해도 많이 변했다. 처음 일을 배우던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공구가 많지 않았다. 망치와 정을 이용해 돌을 쪼고 다듬고 했다. 날이 금새 뭉툭해져 날마다 날을 벼려서 사용해야 했다. 요즘이야 모터에 다이아몬드 톱뮌?박아 돌을 자르니 비교할 수 없을 만치 일이 쉬워졌다.
"돌로 하는 것이면 뭐든지 다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것부터 불상같은 복잡한 것까지…. 물론 작품도 만들 수 있겠죠. 그러나 일단 장사하는 사람이니 돈에 맞춰 일을 하다 보면 작품이 될 수 없습니다." 옛무덤을 지키고 있는 석물이며 석굴암 같은 문화재. 과거 석물과 요즘 석물은 재료도, 만드는 사람도 다르지 않지만 왠지 생경해보이고 덜 중후한 듯해 보인다. 세월의 이끼가 끼지 않아서인가. 아니면 망치와 정으로 쪼는 노고 없이 모터달린 기계로 단번에 돌을 잘라내는 수월함, 혹은 가벼움 때문인가. 기계 발달로 대량 생산 돼 희소성이 없어지는 것도 원인일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1년 걸려 만들던 것들을 한달이면 끝낼 수 있을 정도다.
"기구도 좋으니 훨씬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맘의 자신감이 있습니다." 기계로 돌을 다루지만 최선을 다한다는 그는 혼을 심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석굴암조차도 훨씬 잘 만들 수 있을 것같다는 자신감을 보인다.
그의 작업은 대상을 크게 몇 부분으로 나눠 부분 부분 조각에 들어가는 과정을 거친다. 우선 돌일을 하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 불상이며 사자상이며 석탑이며 책자를 보고서 대략은 공부를 했다. 비석, 상석, 석물, 산소 조경일체, 각종 건축석 전문, 사찰일, 성당일 등 이두희씨는 모든 일을 다 하지만 산소 조경은 비중있는 사업이다. 산소 조경은 예전에는 특정인만 자기 직분에 맞춰 했다. 돈도 많아야 했다. 용인에서는 세손가락에 꼽히는 집안 정도나 할까 왠만한 가정은 할 수 있는 상황이 아이었다. 지금은 아무나 다 한다. 너무 대중화되니 말썽이 생긴다. 점점 커질 수밖에 없고 관리도 어렵게 된다. 20년전은 가장 호황이었다. 돈있는 사람들은 봉분 주위에 호석을 두르고 문인석 무인석 동자석 양마석 망주석 등을 조성하는 등 호화롭게 무덤을 꾸몄다. 지금은 석물 한가지라도 제대로 하는 추세고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처음에는 석물을 배치하는 것도 날을 택해서 했다. 그러나 요즘은 날을 택하는 사람도 급격히 줄었다.
더욱이 납골당이나 화장을 장려하는 추세여서 앞으로는 사업 전망이 점점 어두워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조상 모시는 풍습이 그렇게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이씨의 생각이다. 요새는 일을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없다. 이씨의 석재사에서 일하는 10명의 석공 대부분 40대 이상이다. 기술을 익히려면 최소한 1년은 배워야 하는데 1년을 참아내는 젊은이들이 없기때문이다. 쉽게 하는 일만 좋아한다고 나무라다가도 일본을 생각하면 그나마 우리나라는 일본보다는 낫다는 안심도 든다. 일본은 60대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다가는 중국의 값싼 석물에 밀리기 십상이다. 지금도 극소수가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는데 앞으로 일을 기피하는 경향이 짙어질수록 중국에서 수입하는 경향이 커질 것이다. 화강암 등 돌의 질도 괜찮고 임금도 싸다보니 수입해도 물건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같다.
시대별로 석물 양식의 변화가 있어왔지만 요즘 만들어지는 것들은 요즘 시대만의 특성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고 과거 특정 시대를 택하는 것도 아니다. 단순한 옛것의 모방이 거의 대부분이다. 현대에 맞는 석물 작품이 나올 수는 없는가. 이두희씨는 앞으로 돈의 구애 없이 새로운 것을 연구하고 작업하는 자세를 가져볼 계획이다. 또 석재상에서 상품을 만들더라도 가격에 맞춰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가격을 정해 만들어 놓고 판매를 하는 방향으로 석물의 질을 높여볼 생각이다. 20년 넘게 외길을 걸어온 이씨. 그는 이론 공부도 겸해 앞으로는 지역에 산재해 있는 석물을 비롯 돌과 관련된 향토 문화 유적을 연구하고 싶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