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제한으로 출하못해…축분·폐수 넘쳐 아수라장
경계지역 축산농가들 곳곳에서 심각한 사태‘속출’
“차라리 돼지를 죽여 달라구요.”
구제역 발생 초기에는 돼지를 묻어버린 농가들에게 미안해서 아무 말도 못했던 경계지역 축산농가들이 이제는 돼지를 묻어버린 농가들이 부럽다며 차라리 자신들의 돼지도 묻어달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관련기사 30면>
이동제한이 해제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위험지역 및 경계지역 축산농가들은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달 9일에 이어 23일 안성군 일죽면에서 또다시 구제역이 발생, 7월말에나 이동제한이 해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하루 1000여두 정도를 안성으로 출하하던 돼지 출하조차 금지된 상태다. 이에 이들 축산농가는 이동면 둥지 축산에서 하루 300여두 정도만 도축하는 실정이며, 넘쳐나는 축분 및 폐수의 처리 또한 못하고 있다.
<안성 구제역 때문에 더욱 타격>
비좁은 돈사에 계속 생산되는 자돈을 끼워 넣을 곳이 없을 때까지 끼워 넣어 밀사하는 돼지가 속출함은 물론 부패한 돈분장은 넘쳐 난지 오래돼 톱밥에 버무린 돼지 축분이 집 앞마당에까지 뒤옜?있다. 또한 저수조의 돼지 오줌 등 폐수도 흘러 넘쳐 악취와 환경오염 등으로 축산 농가는 아수라장이다. 새끼 돼지를 넣을 곳이 없는 농가는 야생으로 키우기까지 한다.
농장 인부들도 “구제역이 언제 발생할지 모른다”며 떠나버린 후 농장을 두 부부가 어렵사리 지켜내는 농장도 늘고 있다.
하루 종일 돼지 똥 오줌에 묻혀 살면서 의욕을 상실해 가는 축산 농민들.
보통 돈분장이나 저수조는 1달 정도는 버틸 수 있지만, 구제역 발생 농가들은 두 달을 넘어서면서 더 이상은 처리방법이 없어 심각한 사태를 맞고 있다.
최근 행정 당국에서 경계지역에 한해 축분 및 폐수의 해양투기를 허용했지만 대부분의 축산농가가 산속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분뇨처리 차량의 접근이 불가능한 곳이 대부분이다.
최고 작은 탱크로리의 크기도 16.5톤이고 큰 것은 25톤에 이르며, 보통 폐수가 찰 경우 30톤∼45톤에 이르고 있어 농가 접근은 큰 길가 외에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 톤당 처리비용도 1만5000원으로 농가 부담도 매우 크다.
<앞 마당까지 축분 넘쳐…처리 어려워>
시는 축산비료공장 가동을 위해 공장의 재고 비료를 약 7억6000만원의 비용을 들여 정리했다. 하지만 원삼면 맹리에 위치한 축협축분비료공장의 경우 백암면 이동제한 구역 축분 등을 처리할 수 없는 상태다. 수용용량은 약 100톤 정도지만 현재 하루 총 15톤∼25톤(원삼, 백암 반반 물량) 정도의 축분만 처리할 뿐이다.
또 백암축분비료공장에서는 수용량이 80톤 정도지만 백암면 지역에 적체돼 있는 축분 양이 약 4만톤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며 계속 늘어만 가는 상황이어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 축산 농가는 폐수를 밭에 쏟아 붓고 땅을 갈아엎는 것을 반복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환경오염을 시킨다며 시에 고발조치했다. 또 다른 축산농가는 큰 구덩이를 밭에 파고 땅에 스며들지 않게 덮게 등을 씌운 후 축산 폐수 등을 일시 보관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플래카드를 붙이면서 반발하고 있다. 시에 신고가 들어가고, 환경과 직원들의 단속이 이뤄지고.
<일반 주민들까지 피해 ‘이중고’>
더구나 곧 장마가 닥칠 경우 빗물에 이들 축분과 폐수가 흘러 들어갈 경우 하천 오염 및 각종 전염병 문제까지 발생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축산 농가들은 축분이 구제역 균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구제역 바이러스 잠복기를 훨씬 넘은데다 경계지역 내에서 구제역 추가 발생이 없는 상태인 점을 감안해 축분의 이동제한을 해제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또 구제역의 정확한 전파 경로와 발병원인을 먼저 규명해 구제역 확산을 방지해 줄 것을 강력히 바라고 있다.
시 관계자는 “언제 어떻게 발병할지 모르는 잠재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처지”라며 “하루빨리 구제역이 종식돼 각자가 종사하는 분야에 몰두할 수 있게되기만을 바랄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