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곡면 둔전리에서 4년째 비닐하우스 시설재배를 하고있는 박현수씨(53·포곡면 둔전리 22-6). 박씨는 요즘 술로 하루를 지샌다. 지난 8월초 온갖 정성을 다해 재배해온 자신의 상추가 물에 잠겨 삶에 대한 의욕을 상실했기 때문.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해결책 하나없어 더욱 답답할 뿐이다.
물론 천재지변에 의한 피해라면 참을만도 하지만 시의 행정소홀이 낳은 인재라는 생각에 잠조차 이룰 수 없다. 여기에다 고자세로 일관하는 공무원들의 불친절은 박씨의 말문조차 닫아버렸다. 박씨가 포곡면 둔전리에 1500여평의 땅을 임대받아 시설재배를 시작한 것은 지난 96년.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은 듯 수입도 그럭저럭 괜찮았다. 시설재배로 하나뿐인 아들을 대학공부까지 시키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도 뿌듯했다. 그러나 박씨의 이같은 생각은 올해들어 여지없이 사라졌다. 가족들의 희망을 담은 자신의 상추가 수해(?)를 입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문제는 공무원들의 태도였다. 지난 8월 2일 오후 박씨는 자신의 비닐하우스에 물이 흘러들어 생육이 한창인 상추가 물에 잠겨있는 것을 목격했다. 원인은 다름아닌 무너진 농수로 둑. 인접해 있는 다세대주택 건축당시 농수로 둑을 파헤쳐 하수관로를 파묻은 것이 화근처럼 보였다.
하수관로의 재질을 PVC 관으로 사용한 것도 문제였다. 생각이 이쯤에 미치자 박씨는 부랴부랴 포곡면 사무소를 찾았다. 주무부서를 몰랐던 박씨가 처음으로 발길이 닿은 곳은 산업계. 그러나 자신을 대하는 공무원의 불친절한 태도에 분통이 터졌다.“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심정에 면사무소를 찾았지요.
그러나 담배만 입에 문채 고개만 돌릴뿐 대꾸조차 하지않았어요” 당시 박씨는 이 공무원의 몸짓이 무슨 뜻인지 도무지 알지 못했다. 나중에서야 개발계로 가라는 뜻인줄 알았다고 씁쓸해 했다. 박씨의 이같은 경험은 시 본청을 찾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책임지고 담당하는 부서가 없었다. ‘담당부서가 아니다’는 말뿐이었다.
3일동안 시청을 드나든 결과는 아무것도 없었다. 결국 김씨는 상급기관에다 하소연하는 길을 택했다. “초일류 대민 서비스, 가당치도 않아요”박씨의 냉소어린 푸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