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민이 성남시민이기를 원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성남시민이 아닌 분당시민이기를 원한다. 마찬가지로 용인시민보다는 수지시민이기를 바란다.
인터넷상에는‘수지독립운동’까지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수지독립운동이라…. 어찌됐건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다. 이런 시민들의 해괴한 발상은 행정불신의 반증임에 틀림없다. 일부에서는 집단이기주의라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한다. 그러나 난개발 후폭풍에 피해를 입고 있는 이들의 분노도 이해해야 한다.
특히 수지·구성지역 주민들의 아우성을 듣노라면 만감이 교차한다. 90년대 초까지 만해도 황량했던 수지면(현 수지출장소) 들녘. 듬성듬성 있던 농가가 철거되고, 비닐하우스가 사라질 때 철거민들을 취재하던 때가 불과 10여년전 일이다. 수지지역은 경부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고관대작들의 땅투기 현장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80년대 후반 노태우 정권이 발표한 수도권 250만호 주택건설정책은 난개발의 서막을 예고했고, 짙은 녹음과 풍요로움이 가득했던 수지의 농촌들녘은 서서히 난개발의 진원지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평화로운 농촌이 콘크리트 슬럼가로 뒤바뀌면서 광역 도로망과 대규모 공원, 각종 사회기반시설 등은 아예 뒷전으로 밀려난 꼴이 되고 말았다.
본격적인 난개발 광풍은 민선시대의 개막과 함께 더욱 휘몰아 쳤다. 고질적인 정경유착 고리는 주택건설비리 복마전으로 터졌고, 상처투성이로 변해버린 용인시는 난개발 폐해의 중병으로 아직까지 신음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일부 주민들이 분당편입을 요구하며 수지독립운동을 외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엉망진창으로 파헤쳐진 이 도시는 개발지상주의의 독재적 발상이 만들어낸 합작품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전국에서 전입초과 1위를 기록한 용인시. 앞으로도 수년간은 몇 십 만 명이 용인시에 더 유입될 것이고, 시민들의 피해는 도미노 현상처럼 이어질 것이 뻔하다.
가장 시급한 광역도로교통망 계획을 보더라도 빨라야 2008년에 완성된다. 시민들은 아직도 뚜렷한 윤곽을 잡지 못해 우왕좌왕하며 사이버 시위를 통해 교통망 확충을 촉구하고 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때다. 먼저 용인시장과 공무원들은 능동적인 민원해결 모습을 통해 시민들의 행정불신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정부 역시 난개발 지역에 대한 특단의 조치?관심을 갖지 않으면 큰 재앙이 초래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된다.
아울러 30여명에 이르는 용인시 선거구의 시·도의원과 국회의원들은 왜 시민공청회 한번 못하고, 지역문제해결에 적극 앞장서지 못하는지 아쉽다. 물론 몇몇 의원들의 힘겨운 노력을 모르는바 아니지만, 근본적이고 조속한 해결을 위해서는 50만 시민의 뜻을 모으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가 예산 또는 집단민원 때문에 각종 대형사업들을 수년 째 표류시키면 풀뿌리 민주주의의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에 노출, 지자제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까지 생기게 마련이다. 언제까지 수지독립운동 소리 들어가며 시민 탓 만 할지 걱정스럽다. <본지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