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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겸손한 지도자

용인신문 기자  2002.09.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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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논설위원 : 이홍영〉

연말 대선을 향한 주자들의 발걸음이 바쁘고, 이에 대한 각종 소문이 난무하는 가운데 현정권 마지막 총리서리로 지정된 사람이 또다시 도덕성 문제로 낙마하고 말았다.
총리인준이 부결된 그는 자신의 도덕성이 한국인의 표준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사회 지도층의 도덕성은 형편없이 병들어 있다는 얘기인가?
현시대 우리사회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는 많은 국민들한테서 존경받고 사랑받는 지도자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겸손한 지도자가 없다고 한탄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찍이 예수는 “훌륭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으며, 죽으러 가기 전에 자기 제자들의 발을 손수 씻어 주었다. 그리고 예수의 수제자였던 베드로는“지도자는 다른 사람을 지배하려 하지 말고 가장 좋은 모범이 되라”고 가르쳤다.
또한 정치권력의 권모술수를 간파했던 마키아벨리는 “지도자가 꼭 겸손할 필요는 없으나 적어도 겸손한 척은 하여야 된다”고 말했던 것으로 보아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 중 겸손이라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것인가 보다.
사실 그동안 여러 정권과 민주화 과정을 통해서 우리의 지도자들도 많이 낮아지고 겸손해졌다. 그러나 대통령, 국무총리, 도지사같은 사람은 가까운 이웃할아버지나 아저씨의 느낌이 아니라 절대권력을 휘드르는 제왕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언제쯤에나 이 느낌이 바뀌게 될 날이 올 것인가.
얼마 전 필자는 책을 통하여 ‘아름다운 지도자’하나를 만나보았다. 한창 해외건설산업이 호황을 누리던 시절 아시아의 어떤 나라에서 우리나라의 모 건설회사가 대규모 공사를 끝내고 기공식을 하려 할 때이다. 현장에 온 수상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고 한다. 호화로운 각종 시설물에 완벽한 준비상태......
그러나 수상은 그가 앉을 자리에 있는 큰 의자와 햇볓을 가리는 차양과 고급스런 카펫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여기 있는 것과 똑같은 것들을 연단 앞 운동장에도 모두 설치해 주시오. 아니면 이것들을 당장 치워주던가”그는 적어도 외양에 있어서 만이라도 일반 국민들보다 우월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진실로 낮아지려는 겸손한 사람을 원한다. 자기의 부와 명예를 위해 일하지 않고 못가진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