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선 연장선(오리∼수원)의 1단계 구간인 오리∼죽전(1.8km) 구간도 2005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집단민원에 부딪혀 1년째 난항을 겪고 있다. 9월11일 철도청·토지공사·경기도·용인시 등이 참석한 관계기관회의에서조차 오리∼죽전구간의 지상철 계획과 관련, 선로 결정을 못해 견해차만 재확인하고 말았다. 철도청이 오리∼죽전 구간의 지상철 설치 계획을 내놓자 주민들이 ‘지상철반대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강력 반발하면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건교부 역시 아직까지 “주민 요구를 받아들여 기존 도로 밑으로 추진하면 현재 지상에 설치된 분당선 차량기지를 이용할 수 없게 되고, 2∼3년의 공기 연장에 따른 민원 야기와 약 1300억원의 공사비 추가 투입을 감수해야 한다”는 철도청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또한 추가비용 발생 부분도 국비 보조는 어렵다며 시·도비로 전액 부담해야 된다는 게 철도청의 설명이다.
건교부와 철도청이 기획예산처 눈치보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결국 해결점을 찾기 위해서는 민·관 모두 일정 부분 양보해야 할 만큼 벼랑 끝에 몰려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만약 분당선 연장사업이 지연될 경우 자연히 2단계 구간인 죽전∼기흥(경전철 환승구역) 구간도 늦어져 2007년 개통 예정인 용인 경전철과의 연결도 불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광역교통망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용인시가 택지지구 내의 주택건설업체에 부과한 ‘광역교통시설부담금’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재원 확보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이중부과 논란에 휩싸인 용인시의 교통시설부담금 징수액은 총 253억원. 1심 판결이 확정되면 용인시는 이 징수액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 따라서 동백지구 등을 개발하면서 교통시설부담금을 징수하지 못하게 된다면 예산부족 사태가 발생, 광역도로망 건설에도 막대한 차질이 초래될 것이 뻔하다.
더욱 큰 문제는 분당선 연장선과 구갈역에서 연결되는 용인경전철사업이다. 용인시는 총 사업비 6752억원이 투입되는 용인경전철 사업비 가운데 910억원을 개발분담금으로 충당키로 하면서 2000년 5월4일 전철 및 도로기반시설 분담금(경전철 분담금) 부과기준을 고시했다.
부과 기준일은 고시일보다 앞선 지난 99년 10월이며, 9월 현재 99개 업체에 75억8000여만원이 납부된 상태다. 그러나 지난해 5월 ‘광역교통시설부담금’조례가 시행되기 전에 이 고시를 적용, 사업승인 과정에서 업체와의 협약을 통해 부과해온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 법적 논란은 물론 부과기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개발분담금을 미끼로 사업승인 여부를 결정한다는 업체들의 비난까지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용인 경전철 사업은 주관사인 캐나다 봄바디사를 포함한 경전철주식회사 컨소시엄이 최근에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돼 본격화되고 있다. 따라서 용인시와 건설업체들은 법적 근거가 없는 ‘경전철분담금’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용인시뿐 아니라 아파트 건설이 진행중인 수도권 전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어 광역교통망 재원 확보는 더더욱 어렵게 됐다.
여전히 정부는 광역교통망 대책의 시급성을 인정하면서도 각종 민원과 예산문제 등에 발목을 잡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용인시를 비롯한 수도권 곳곳에서는 대규모 개발이 이미 속속 진행되고 있다. 이제라도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용인시를 포함한 수도권 전역을 대상으로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세워야 한다. 가뜩이나 ‘선개발-후 계획’에 신음하고 있는데 사후약방문식의 대처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