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미국으로 이민 간 친구와 통화하게 되었다. 친구는 잘 지내고 있다는 안부와 함께 올 봄부터 유아원에 다니는 아들자랑 등 사람 살아가는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면서 모처럼 부담 없는 웃음을 선사해 주어 아주 즐거웠다.
하지만 그 친구가 한 말 중에서 아직도 머릿속에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는 이야기는 ‘요즘 한국에서는 만 세 살만 되면 많은 부모들이 예체능 교육을 비롯한 읽기, 쓰기, 셈하기 등을 가르친다고들 하는데…. 미국 유아원에서는 너무 놀리기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기가 뒤처질까봐 조바심이 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유아교육 현실을 꼬집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자기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처질까봐 걱정하는 것인지 의아스럽지만 필자는 그네들의 방법이 부럽기만 하다.
교육학자들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취학 전 아동은 자신이 체험한 범위 내에서만 사고가 가능하다고 한다.
따라서 아이가 산수나 수학의 기초가 되는 수(數) 개념을 익히기 위해서는 같은 것과 다른 것을 구별하는 것을 비롯하여 크다, 작다, 높다, 낮다, 많다, 적다, 길다, 짧다와 같은 계량적 비교치를 확실히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수학의 기초개념들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일상생활 속에서 놀이를 하며 익히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또한 살아 있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아이로선 하기 싫은 공부를 한다는 부담은 전혀 느끼지 못하고 그저 즐겁게 놀지만, 자신도 모르게 개념정립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놀이와 게임을 통한 수(數) 개념 정리 방법은 여러 가지 있지만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 물, 모래놀이 - 많다/적다의 개념을 익힐 수 있다. (담기도 하고 쏟기도 하여 본다.)
◎ 상 차리는 것 돕기 - 일대일 대응능력을 익힐 수 있다. (가족 수에 따라 숟가락이나 젓가락, 냅킨 등을 놓아본다. )
◎ 빨래 개는 것 돕기 - 같은 것끼리 그룹을 짓는 개념(집합개념)을 익힐 수 있다.(같은 색이나 속옷의 종류에 따라 그룹을 지어본다)
◎ 간식시간 - 수와 양의 개념을 익힐 수 있다. (매일 정한 간식시간에 대화를 나누며 간식 그릇에 담긴 간식의 수와 양을 알아본다.)
◎ 장보기 - 가격표를 보며 실제 경험을 해 봄으로써 수 개념을 발달 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