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수나무가 많이 우거져 있다 하여 계림(桂林)이라 지어진 이곳은 산수(山水)가 진귀해 중국의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자연의 극치를 이루는 곳이다.
이 강을 끼고 유람선 위에서 본 기암 절벽과 푸른 산 맑은 강물은 말로 형용할 수가 없다. 내가 계림에 도착한 것은 늦은 밤이었다. 흥분과 피곤한 몸과 무거운 발길로 호텔로 들어서다 중국의 어느 곳에서도 느끼지 못한 친절함에 놀랐다. ‘발맛사지’를 권하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계림의 ‘발맛사지’는 원조라고 자랑하며 따듯하고 매끈한 물에 두 발을 담그니 정말 피곤이 한꺼번에 가시는 것 같다. 처음 받아보는 발 맛사지는 오랜 여행자에게는 특효였다. 그 밤은 잠이 쏟아지는 밤이었다.
다음날 아침 밝은 햇살에 눈을 뜨고 보니 물위에 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했다. 호텔방에서 본 창밖의 풍경이 우뚝 눈앞에 서 있는 듯 강 건너 산들이 압도했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게 ‘아앗’소리가 절로 났다. 그것은 1987년 ‘잉카의 유적지’인 마츄피츄를 기행 했을 때 뜻밖에 동양 명산(名山)의 하나 우뚝 서 있어 중국의 대화가인 팔대산인(八代山人)의 산수화(山水? 한 점이라 감탄한 적이 있다. 바로 이 팔대산인의 산수화가 그림이 아닌 실경산수(實景山水)로 내 눈 앞에 전개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웅장한 대산(大山)이 이 강을 품에 안고 있듯이 병풍같이 이어지고 있엇다.
계림은 중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일한 곳이다. 12개의 현으로 산이 좋고 물이 맑고 신이 내려준 자연의 오묘함이다.
수 천개의 동굴에다 석봉(石峯)이 있고 특이한 모습들로 산과 산을 이어 꿈틀꿈틀 에워싸고 구비쳐 흐르는 이 강은 자연 조화의 극치이다. 이 경관을 선인들이 놓칠 리 없고 다양한 문예유산을 남겨 놓았다.
2000여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문화도시인 계림은 기후가 좋아 계절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그 신기한 산수와 특유의 고적들을 찾을 수 있어 중국의 10대 풍경 명승자와 40개의 우수 관광지중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계림에서 양산에 이르는 83km의 수호는 기암절벽 그리고 구비치는 물길로 사람의 심금을 울려주는 대자연의 변주곡을 연주하는 것 같다.
꿈속에 보는 것 같은 이 강의 밤과 이 지방 소수민족의 특이한 전통문화는 급변하는 현대화의 광채에 비쳐서 인간세상이 아닌 또 다른 세상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당나라때의 문호 한유는 강물을 푸른 비단띠 같고 산은 쪽빛 옥비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