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자존심을 지켜온 용인신문>
필자가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배울 때인 80년대 후반의 화두는 단연 언론의 민주화와 사이비언론의 폐해였다.
노태우씨의 6.29선언으로 군사독재의 억압에 숨죽여 있던 많은 언론인들이 민주화를 외치며 신문을 창간하였던 것이다. 그렇게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일간지만해도 2년여 만에 70여 개사를 넘었으며 환경, 건설, 법률, 보건 등 전문지와 지방자치제를 앞두고 시군구를 범위로 하는 지역신문의 창간러시로 이어졌다.
갑작스런 팽창은 신문보급소에서의 과당경쟁은 물론, 사이비언론의 출현을 불러왔다. 언론을 제3의 권력으로 인식한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다양한 형태의 불법에 지방 및 지역언론을 악용하기도 하고 신분을 이용하여 금품을 갈취하는 전문지 사이비기자가 판을 치기도 했다.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중앙언론 역시 정도에서 벗어나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5공정부하에서 해직당한 기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민간 대기업은 물론 정부 중앙부처에서까지 공공연하게 촌지를 제공하고 고발기사에 대한 대가성 광고를 실어주는 등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던 것이다.
필자가 사회에 첫발을 들여놓은 곳이 지역언론이고, 지금 용인신문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舊용인신문과 성산신문이었다. 지역신문의 전형이 마련되지 않은 시대에 각각의 지역신문은 스스로가 그 전형이 되는 개척자이기도 했다.
필자를 포함한 모든 지역신문 종사자는 자신의 얼굴이 지역신문의 얼굴이라는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촌지를 거부하고 불의와의 타협을 과감히 배격했다. 물론 당연한 것임에도 그것이 자랑스럽게 느껴질만큼 당시 언론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비록 현직은 아니지만 그동안의 인연으로 현재 지역언론의 속사정을 나름대로 이해하고 있는 입장에서 볼때, 아직도 그 사명감과 책임감은 변함이 없다고 본다. 많은 기자들이 검찰조사실을 들락거렸어도 오늘날 지역신문의 주역들은 정도를 벗어나지 않았으며 궁핍함속에서도 권력과 자본에 머리숙이지 않았음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풀뿌리민주주의를 지키는 풀뿌리언론>
우리는 3기 지방자치시대를 맞으면서 주민자치의 중요성과 풀뿌리 민주주의의 가치를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님비주의와 지역이기주의라는 역기능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획일적이고 행정편의주의적인 행태들을 바로잡아 주민편의행정이 걘컨層돈?하는 순기능적인 측면이 더 많았음을 부인할 수 없다.
잎이 병들면 따버리고, 줄기가 썩으면 잘라버리면 되지만 뿌리가 썩으면 나무를 뽑아내야만 한다.
지방자치 주역의 하나로써 언론의 뿔뿌리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언론이 병들지 않게 하려면 지금보다 더욱 많은 관심과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관심이란 시민 개개인이 중앙집권적인 사고를 버리고 지방분권적이며 지역자치적인 사고를 가짐으로써 지역언론에 대한 애정과 기대를 피력해 줌을 의미한다. 또한 지원이란 중앙지 구독 열의만큼 지역지 구독을 늘임으로써 지역지의 재정안정에 기여해 줌을 의미한다.
단언컨대, 지역지의 재정적 궁핍은 지역언론의 부패나 폐간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지방자치의 핵중 하나가 사라지게 된다면 그것은 지방자치의 퇴보를 의미하는 중대한 사태인 것이다.
10년전 창간 당시에 비해 지금의 용인신문은 놀라울만큼 변신한 모습이다. 그것은 지역신문의 발전을 대변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증면과 페이퍼의 고급화도 좋지만 기사의 심층성과 특종의 발굴 등 신문의 질적 향상도 중요한 과제다. 또한 신문의 자율성과 도덕성 유지를 위한 재정적 안정도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이다.
그렇다면 그 해결방안은 무엇일까? 독지가가 나타나 거액을 투자해 준다면 모를까, 현재론선 신문사 내·외부에서 그 해결방안을 찾아야만 할것같다. 신문사는 현재의 인적·물적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기사의 질적향상을 통한 신뢰구축을 꾀하고 주민과 독자들은 이에대한 보답으로 구독과 광고이용률을 늘려주는 것이다.
다시말해 공기(公器)로서의 용인지역언론을 지키고 육성하는 것은 언론사만의 책임이 아니라 용인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우리 모두의 사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최현석 / 용인예총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