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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랑놀자 - 크리스마스 파티

용인신문 기자  2002.12.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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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르 벵상 글, 그림/김미선 옮김/시공주니어

사랑과 정성을 담아 함께 파티를 준비해볼까요?

<크리스마스 파티>의 표지를 보면서 네 살 된 딸아이가 처음 한 말은 “어, 그 생쥐다!”였다. 5권으로 된 셀레스틴느(주인공 생쥐의 이름) 시리즈 중 <셀레스틴느는 훌륭한 간호사>와 <비오는 날의 소풍>을 봤기 때문에 친숙하게 느꼈나 보다.
셀레스틴느 시리즈 중 다른 책을 보지 않았더라도 <크리스마스 파티>를 보면 누구나 비슷한 느낌-왠지 친숙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가브리엘르 벵상의 그림이 주는 편안함과 따뜻함 때문인데, 그것은 가늘고 부드러운 선, 밝고 차분한 수채화가 주는 이미지에서 나온다. 그의 그림에는 하얀 여백과 밝은 빛이 숨쉬고 있다. 생쥐와 곰의 살아있는 다양한 표정과 몸짓에서 느낄 수 있는 생동감은 이 책의 또다른 매력이다. 대화체로만 구성된 글은 그림이 주는 이런 느낌을 맘껏 누릴 수 있게 한다.
그림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책의 내용은 이렇다. 에르네스트 아저씨가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어 주겠다는 약속을 했었지만 형편이 좋지 않아 파티를 하기 힘들다. 그런데도 셀레스틴느는 막무가내! 보통 우리들이라면, “그만해!”라고 아이의 바램을 눌렀겠지만 에르네스트는 밤새도록 파티 준비를 한다. 다음 날, 셀레스틴느의 친구들을 초대해 같이 춤도 추고, 바이올린을 켜며 노래도 하고, 산타 할아버지가 되기도 하고, 구수한 옛날 이야기도 들려준다. 아이들은 이처럼 즐거운 파티를 한 적이 없었다며 행복해한다.
이 책에 그려진 셀레스틴느의 모습은 우리 아이들 그대로다. 마구마구 떼쓰고, 투정부리고, 토라져서 침대에 엎드려 우는 모습. 옛이야기를 들을 때의 그 초롱초롱한 눈망울. 싸우고, 화해하고, 위로하는 모습. 행복해하며 살며시 미소짓고 잠든 그 사랑스런 모습까지.
아이들은 이 책을 보며 셀레스틴느와 자기를 동일시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끼지 않을까? 아이들이 바라는 부모, 어른의 모습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나 자신을 돌아보며 부끄러운 맘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이번 크리스마스엔 형편이 좀 안되더라도 에르네스트처럼 사랑과 정성을 담아 함께 파티를 준비하는 건 어떨까? 그러면 우리 아이에게서도 이처럼 행복하고 환한 얼굴을 볼 수 있을까?
눈치 빠른 아이라면 이 책을 보고 이렇게 물을지도 모르겠다. "엄마, 아빠는 어디 가고 아저씨랑만 살아요?”, “아이들은 팁葯?엄마, 아빠들은 왜 다 곰이예요?” 그 물음을 아이에게 되돌려보자. 아이의 다양한, 생각지도 못한 대답을 듣는 것도 큰 즐거움이 될 것 같다. 또 하나, 보너스 퀴즈 - 작가 가브리엘르는 여자게, 남자게요?
<시메옹을 찾아주세요>, <박물관에서>, <곰인형의 행복>도 그의 아름다운 작품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