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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말 긴 여운] 螢雪之功

용인신문 기자  1999.10.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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螢 개똥벌레 형
雪 눈 설
之 갈 지
功 공 공

- 반딧불과 눈이 발하는 빛으로 공을 들이다. 온갖 고생을 다해 부지런히 학문을 닦는다.

전기가 없던 시절 옛사람들은 손바닥만한 방 하나 비추는데도 힘겨운 호롱불 아래서 졸린 눈을 비비며 글을 읽었다. 그나마 형편이 허락하지 않으면 호롱불마저 마음놓고 켜놓고 글공부에 전념할 수도 없었다.
진(晉)나라 차윤(車胤)의 집이 그러했다. 어느 여름날 묘안을 떠올린 그는 투명한 주머니를 만들어 그 안에 수십 마리의 반딧불을 잡아놓고 호롱불을 대신해 책을 밝혔다. 그런 노력 끝에 훗날 상서랑(尙書郞) 벼슬까지 올랐다.
손강(孫康)이란 사람도 차윤 못지 않은 가난한 샌님이었다. 집안에 기름이라곤 말라 비틀어진 자기 살거죽 아래 홑껍데기 이불마냥 눌러붙은 살기름이 전부였다. 그는 겨울밤이면 쌓인 눈이 발하는 빛으로 열심히 책을 읽어 나중에 어사대부(御史大夫) 자리까지 오른다.
서창(書窓)을 형창(螢窓)이라 하고 서안(書案)을 설안(雪案)이라 부르는 것도 이 두 사람 이야기서 비롯된 것이란다.
지금은 반딧불도 사라지고 눈이 오긴 한참 이른 때다. 입시를 위한 끝마무리에 추호의 어긋남도 없어야 하거늘 섣불리 책을 멀리 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음은 지금이 螢雪之功의 계절이 아니어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