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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또 한 살을 더하며

용인신문 기자  2003.01.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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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살을 더하며
<본사 논설위원 : 이홍영>

계미년 새해가 밝았다. 또 나이에 한 살을 더하며 여러 가지 감회가 새롭다. 올해에는 새로운 각오로 무언가 이루겠다는 결심을 해보지만 과연 이 각오가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
사실, 어릴 때를 생각해보면 나이라는 것이 우리 인생에 있어서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내가 나이를 먹게 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없었으며, 더구나 내가 늙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때는 나이가 사ㆍ오십이면 할아버지나 할머니인줄 알았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필자도 어느덧 오십을 훨씬 넘어버렸다.
그러나 그럼에도 필자의 마음은 지금도 십대나 이십대 때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아마 필자뿐만이 아니라 이 글을 읽는 나이가 좀 든 독자들의 대부분은 필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헌데, 나이를 먹으면서 육체적인 기능 저하와 함께 찾아오는 몇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그 중 하나는 하루하루는 엄청 늦게 가는데 일년은 눈 깜작할 사이에 가버린다는 점이다. 정말 ?어......??하다 보면 일년이 바람처럼 지나가 버리고 만다.
또 하나는 어제나 그저께 등 가까운 과거의 일은 잘 기억되지 않고 무엇을 했는지도 모르겠는데 아주 먼 옛날옛적의 어떤 날은 바로 어제 일처럼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는 점이다. 가슴이 시리도록 돌아가고 싶은 추억 속의 그 어떤 날.
그리고 이건 좀 주책없는 얘기지만, 어디 가서 앉기만 하면 졸음이 쏫아진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밤에 잠자리에 들면 잠이 달아나 버린다. 그래서 노인들이 새벽같이 일찍 일어나는 것일까?
TV의 쇼 프로를 틀었을 때 거기에 출연하는 가수들이 다 그 애가 그 애 같다고 생각되면 이것도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라고 한다. 유행에 민감하지 못하고 젊은이들의 취향에 따라가지 못하니 그렇게 되나 보다.
얼마 전에는 또 하나의 체험을 하였다. 목욕탕에 가서 뜨거운 물 속에 들어가니 기분이 상쾌해졌다. 어릴 적 어른들이 뜨거운 물에 들어가서는 ?어, 시원하다?고 하던 말을 이때까지 이해하지 못했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꼭 서글픈 일만은 아니다. 새해에는 보다 성숙한 눈으로 세상을 보고, 보다더 가치 있는 삶을 살아 보자. 나이라는 것은 그저 하나의 숫자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