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민 최대의 관심사인 도시기본계획안이 민원을 핑계로 잇따라 보류되고 있다. 지난 96년9월 용역 발주된 이 계획안은 3년이 넘도록 용인시청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지난해 12월 주민 공청회도 마쳤고, 시의회는 물론 도시계획위원회에서도 수 차례 자문을 받았다. 그런데 당초 예정과는 달리 시장의 유고와 보궐선거 등을 이유로 마지막 결정에 잔뜩 뜸을 들이고 있다.
잇단 보류의 원인은 무엇보다 민원사항에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2년여에 걸쳐 전문가들이 도시계획을 설계했고, 그 과정에서 10 여차례에 걸쳐 시 담당자들과 업무협의를 거쳤음에도 무언가 찜찜한 구석이 남아있는 모양이다. 또 재정비를 통해 세부적인 도시계획 선이 그어질 텐데 왜 자꾸 시간을 끌면서 각종 의혹의 눈길을 받는지 이해할 수 없다. 도시기본계획이 공고된 후 건설업체를 비롯한 토지 소유자들은 재산권 행사와 관련해 각종 민원을 제기했다. 또 보이지 않는 힘의 작용과 입김도 많았을 것이다. 개발가능지역이냐 아니냐에 따라 수백억원이 차액이 생기는 게 용인의 현실이고 보면 시 입장에서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게 이번 계획안이다.
그러나 시가 당초 입장과는 틀리게 점점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난개발을 방지하고, 좀더 살기 좋은 환경친화적인 도시개발을 위한 계획임에도 틈새(?)를 공략하는 큰손들 때문에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다는 인상을 풍기고 있다. 시는 이 시점에서 원칙을 다시 한번 생각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도시계획과 관련해서는 완전공개를 통해 시민들의 의구심을 풀어주어야 한다. 민원을 핑계로 이리저리 끌려 다닌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용인시는 도시계획공고이후 아파트 개발 인허가를 위한 내부방침까지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엄밀하게 따져 개발행위 제한과 관련해 행정소송이라도 들어오면 용인시는 패소 확률이 높다. 또한 도시계획 재검토 과정에서 민원에 의해 도시계획이 보이지 않게 변경된다면 어느 누구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 것이다.
시는 더 이상 도시계획에 대한 구차한 변명을 하지 말고, 원칙과 소신대로 처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곳곳에서 도시계획과 관련된 악성루머가 떠돌고 있다. 때문에 담당 공무원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용인의 밑그림이 도시계획일진데 밑그림도 없이 개발을 한다는 것은 엄청난 문제다. 용인은 대형 건설회사들의 천문학적인 금액의 광고를 하면서 아파트를 분양, 자칫 유토피아로 인식하는 경향도 있다. 실제 이사를 와서 살아보면 누구든지 도시기반시설이 태부족이라는 것을 느끼는데도 말이다.
용인시는 이제라도 용인도시기본계획(안)때문에 쓸데없는 오해를 받지 말고, 원칙과 소신대로 발빠르게 추진하기를 바란다. 더 이상의 표류는 화를 자초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