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부산에 사는 P는 1993. 6.경 친구로부터 2억원을 빌리며 한 달후 돈을 갚겠다며 담보로 발행일을 백지로 한 수표를 발행하였다. 그러나, 친구는 P를 믿고 3년이상을 지내다가 97. 4.경 발행일을 보충하여 지급제시하였으나 P는 예금이 없어 지급하지 못하였고 고발되었다. 그런데 P는 죄가 안된다며 오히려 큰소리를 친다. P가 처벌되지 않으면 누가 처벌받겠는가.
A. 우리법에서 시간이라는 것은 형사상으로는 물론 민사상, 행정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형사상으로는 검사가 일정한 기간 동안 범인을 재판에 넘기지 못하는 경우에 시간경과에 따른 사실관계의 존중하여 아무리 죄를 지었다고 하더라도 죄를 물을 수 없다(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15년이 지나면 비록 살인범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민법상으로는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다른 사람의 재산을 일정한 요건하에 그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취득시효제도(민법 제245조 내지 제249조)와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소유권등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소멸시효제도(민법 제162조이하)가 있고, 어음수표법에도 시효제도가 있다. 또한, 행정절차상에도 시효제도는 아니나 기간이 지나면 행정소송이나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없는 제도가 있다(행정소송법 제20조).
여기에서는 수표법상의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한 경우 부정수표단속법으로 처벌되는지에 관한 문제이다. 부정수표단속법에서는 가설인의 이름으로, 금융기관과 수표계약없거나 거래정지처분을 받은 후, 금융기관에 등록된 것과 다른 서명 또는 기명날인으로 수표를 발행하는 경우, 발행후 예금부족, 거래정지처분, 수표계약의 해제로 제시기일에 지급되지 아니하게 한때 형사처벌을 한다고 규정한다(제2조). 따라서 P는 자신이 발행한 수표가 예금부족 및 거래정지처분으로 지급되지 않아 형사처벌대상이 됨이 원칙이다.
그러나, 주의할 것이 있다. P가 발행한 것은 백지수표이고, 백지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백지보충권은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수표에 관한 권리가 소멸된다. 따라서 그 이후에 백지수표의 백지부분이 보충되어 지급제시되었고, 예금부족 또는 거래정지처분 등의 사유로 지급거절되었다면 이미 효력이 없는 수표에 대한 것이어서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이다(대법원 2003.1.14.선고 2002도6905판결).
이 사건에서도 친구는 돈을 갚기로 한 날부터 6개월이내에 백지?보충하여 지급제시 하였어야 한다. 비록 그 친구가 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나, 민사상으로까지 채무관계가 종결된 것은 아니다. 결국 법은 권리를 소홀히 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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