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문화재 관리 이대로 좋은가?>
용인시 수지지역은 이미 콘크리트 아파트 숲으로 변해버렸고,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녹지공간이 훼손되면서 개발과 보존이 일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집 앞에 보이던 산이 없어지면서 고층 아파트와 건물들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소중한 문화유산의 향기는 찾아 보기 힘들다. 거리마다 아파트 단지를 알리는 이정표는 세워져 있지만, 수지지역에 산재한 문화재를 찾아가기는 쉽지 않다.
수지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유적지로는 상현동에 위치한 심곡서원(경기도 유형문화제 제7호), 고기동의 이종무 장군묘(경기도 기념물 제25호), 신봉동에 위치한 서봉사지 현오국사탑비(제물 제9호) 등이 있다.
특히 조선시대 개혁파 성리학자 정암 조광조의 묘소와 신도비 주변인 상현동 203-2(서원마을)일원은 지난 1월 미관지구(역사문화지구)로 지정고시 됐지만, 그 관리는 허술하기 그지없다.
서원 소유의 진입로 주변에는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지만, 인근 공사장에 인접해 있어 폐자재와 전신주 등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또 최근 포장된 것으로 보이는 진입로의 간판은 한참을 쳐다보아야 방향을 알수 있도록 설치돼 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심곡서원 주변의 시민공원 조성이나 역사적인 관람을 위한 예산지원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결국 역사문화지구 지정은 건축물의 고도 제한이나 난립을 방지하기 위한 뒷북행정에 불과한 것이다.
심곡서원을 관리하고 있는 윤영기씨는 “시민을 위한 문화유적지로서의 보존을 위해서는 시·도 차원의 적극적인 예산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신봉동 광교산 자락에 있는 고려 명종때의 현오국사탑비는 더욱 심각하다. 신봉지구의 개발에 따른 아파트 간판에 가린 이정표는 보물이라고 하기에는 초라하기 짝이 없고, 실제 일반인들이 찾아가기도 힘들다.
풍덕천 1동 박희수씨는 “7년째 수지에 살고 있지만, 보물 9호인 현오국사탑비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며 “1963년에 국가적인 사적지로 지정된 보물이 안내판 조차 제대로 없다는 것 자체가 의아스럽다”고 지적했다.
최근 넷티즌들은 용인시 홈페이지에 “상현동의 심곡서원 주변을 역사테마공원으로 조성하고, 도로정비를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세종때 왜구토벌을 위해 대마도를 정벌한 이종무 장군의 묘는 ‘만화로 읽는 조선시대’를 읽은 청소년들이 관심을 갖고 있지만, 학부모들조차 묘소를 찾기 힘든 상태다.
이에 학부모 김정은씨는 “머내 입구 고기리 유원지를 안내하는 자리에 수지지역의 문화유적지를 알려주는 간판을 세워놓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역민들도 찾아가기에는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내고장 문화유산, 각종 민원에 떠밀리고 있는 문화재 관리실태에 관계당국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