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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외로움에 떨던 여행길의 생"

용인신문 기자  2003.03.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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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중교감 송장섭씨 첫 시집 ‘내리실 문은…’출판기념회

“지난날을 되돌아보니 남을 배려하며 살아온 내 안에 삶은 없다. 긴 밤 지새우며 외로움에 떨었고 먼 여행길에선 나만의 생을 그리워했다. 세상에 갇혀 수많은 역을 스치면서 타고 내리는 인연들을 보노라면, 종착역은 서서히 내게로 걸어온다.”첫 시집을 펴내며 송장섭씨가 회고한 말이다.
지난 15일 남사중학교 2층 강당에는 이 학교를 졸업해 성인으로 성장한 선남선녀, 문학인들, 남사면 주민들로 가득 채워졌다.
충북대와 아주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후, 남사중학교 교감으로 재직중인 송장섭씨의 첫 시집출간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
문학평론가 이필규교수는 “송시인은 흙에 뿌리를 둔 대지적 상상력을 빼어난 서정적 묘사로 표현함으로서 이 시외에 다른 방식으로 환원 불가능한 세계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대지에는 이루지 못한 사랑, 영원한 모성, 삶의 근원적 무상성의 쓸쓸함 등 열린 가슴으로 살아온 자신의 삶에 대한 무수한 은유들이 추억의 낭만적 어조로 녹아있다”고 평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는 총 77편의 작품이 수록돼있다.
송시인은 이날 기념회에 참석, 기쁨을 함께 부모를 생각하며 읊조린 ‘천일 간의 사랑’을 낭송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천일 간의 사랑

흙 한줌,
꿈 한줌 뭉쳐
새둥지에 푸른 희망 심어
들고나는 어둠속 쪽빛 틀어 막아온 길
반평생 족히 되었지요

배부른 흙담 품에 안고
대들보를 인 기둥이
당신과 같이 늙어가고 있음을 보며
야속한 세월을 셈하려니
마음이 편찮았겠지요

자다가 눈뜨면 별꽃이 보이고
언 지붕 녹일 불씨하나
지핀 마음 천길 만길 굴뚝같지만
세월에 갇혀 소리내지 못하였겠지요

참다래 같은 사랑
화롯불에 담아
잊혀진 바람 찾다
그리움으로 돌리셨지요

당신의 눈감는 소리에
달빛 녹고
바람에 흰 물결 춤추는 갈대를 보면서
이슬비 추녀 끝에 달고
시들지 않는 정
천일간의 사랑하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