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인터넷에 타인 욕설·비방 봇물
피해자의 수사요구 있어야 처벌 가능
익명·실명제 논란…네티즌 의식중요
인터넷을 이용한 네티즌들의 폭로, 비방, 허위사실 유포가 난무하면서 개인에 대한 사이버 명예훼손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사이버 민원이나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 중에는 익명성을 이용해 특정인을 비방하는 글이 끊이지 않고 있어 ‘표현의 자유냐, 사이버 폭력이냐’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대규모 택지개발과 집단민원이 들끓고 있는 용인시에서 더욱 적나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용인시청 사이버 민원의 90%이상은 서북부지역 네티즌들로 각종 민원이 인터넷을 통해 제기하는 양상으로 변모하고 있다. 또 대규모 집단민원은 관계기관 등에 조직적인 사이버 시위를 벌이는 등 인터넷 여론몰이가 한창이다.
시에 따르면 시청 홈페이지에 개설된‘용인시에 바란다’에 접수된 사이버 민원은 지난 한해만도 5900여건이었다. 이는 한달 평균 5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자유발언대’까지 합치면 사이버 민원은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버 특성상 익명이 가능한 자유발언대는 물론이고, 실명으로 게재하는 ‘용인시에 바란다’에 까지 특정인에 대한 욕설이나 허위사실 유포 등 음해와 비방의 글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어도 제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26일 용인시청 홈페이지에는 택지개발이나 아파트 사업승인과 관련, 용인시장 퇴진을 요구하는 욕설과 비방의 글이 잇따라 게재됐다. 또한 시의원, 일반 공무원, 지역 유지, 심지어 환경미화원에 이르기까지 실명을 거리낌없이 공개하며 악의적인 비판을 하고 있어 사실 여부를 떠나 개인의 명예훼손이 심각한 실정이다.
지난해 11월 초∼중순께에도 3차례에 걸쳐 ‘자유발언대’란에 이정문 용인시장의 개인신상과 시정시책 등을 비방하는 글이 게재돼 진위여부를 놓고 공직내부는 물론 네티즌들 사이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경찰은 IP를 추적해 2달여 만에 충북 청주에서 모교회 목사로 재직중인 김아무개(46)씨가 자신의 아들 IP로 글을 올린 것을 확인, 불구속 입건한 사실이 있었다.
이에 네티즌들은 “타인의 이름을 공개하면서까지 적나라하게 명예를 훼손시키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넘은 사이버 폭력이자 테러”라며, 처벌을 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게시판 등에 특정 상대방을 비방하는 글을 올린 경우 비방 당사자나 관련자의 고소·고발이 없으면 수사를 할 수 없다. 결국 신고가 있어야 경찰이나 검찰 등 수사기관이 정보통신망 이용에 관한 법률상의 명예훼손 여부를 수사하게 된다. 인터넷을 이용한 명예훼손죄는 반 의사 불 벌죄에 해당되기 때문에 피해 당사자의 요구가 있어야만 처벌이 가능하다. 다만 선거과정에서 후보를 비방하는 글은 고소·고발 없이도 수사기관이 공명선거를 위해 수사를 할 수 있다.
현행법에는‘정보통신망을 통해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수사의 성공확률은 60∼70% 수준에 불과, 사이버 피해에 대한 수사한계는 여전히 남아 있다.
따라서 익명이 보장되는 사이버 특성상 무차별로 유포되는 비방 글이나 유언비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표현의 자유를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 인터넷 사이트의 ‘게시판 실명제’가 거론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공공기관 홈페이지를 실명제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은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시 정보통신 관계자는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네티즌들을 사법당국에 고발 조치하는 방안도 고민을 한바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사이버 명예훼손·성폭력 상담센터 관계자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은 사이버 명예훼손 시비가 발생해도 공공의 이익과 관련이 있어 실명을 거론해도 명예훼손 처벌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 “욕설이나 비방의 글 등은 내부 규정을 정해 즉각적인 삭제처리가 가능하도록 조치를 하는 것도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한 방법일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지난해 전국의 사이버 피해 현황은 전년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각계 전문가들은 사이버 상의 인권침해 대책마련을 위해 토론을 벌이고 있지만, 네티즌들의 책임과 권리를 위한 실명제 주장은 여전히 표현의 자유에 부딪혀 논란만 가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