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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무조건 반대가 최선이 아니다

용인신문 기자  2003.05.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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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장 이정문

시장은 절대적 권한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따라서 만능의 슈퍼맨이 아니다. 단지 법으로 허용된 테두리 안에서 시정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것일뿐인 알량한 권한이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심히 절망스러워 괴롭다.
절대적 능력이 있어 시민들이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다 해결할 수만 있다면야 얼마나 신바람 나고 좋으랴. 시원스럽게 도로도 넓히고, 주차장도 만들고, 멋드러진 공원도 조성하고, 읍·면·동마다 도서관도 지어서 정말 주민들로부터 일등 시장이라는 칭송을 듣고 싶다.
최대의 민원이자 현안은 교통난과 주차난, 공원이나 도서관 등 복지기반시설의 부족으로 집약된다. 하수처리시설부지 결정건이나 동백지구 사업승인 반대건 솔개동산 공원조성 요청건 등이 모두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수처리시설의 필요성과 시급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수긍하면서도 정작 부지를 결정하려면 인근 주민은 한결같이 거세게 반대한다.
외국이나 국내의 선진 시설을 직접 둘러보게 해도 또 최신의 기술이나 공법을 설명해도 통하지 않으니 이를 어쩔 것인가?
수년 후에는 미리 미리 대책을 강구하지 못했다고 더 큰 비난과 하수대란이 일어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湄?사업추진은 진척없이 제자리 걸음이니 답답한 일이다.
동백택지개발지구 사업승인 건 역시 그렇다. 도로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아파트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으면 잘했다고 칭찬하는 시민이 더 많을 것이다. 그렇다고 인기를 의식하여 무작정 허가를 보류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사실 중앙정부의 사업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 그리 쉬운 결단은 아니었다.
수천억의 자금을 투입한 기업이 도산 위기에 몰리는 국가의 경제적 상황과 교통난에 시달리는 시민의 사이에서 고심한 끝에 괴로움을 각오하고 내린 결정이다.
어쨋든 조율에 조율을 거듭하여 입주 전에 예상되는 문제의 해결을 확약받고 사업승인을 해주어야 할 입장에 놓여 있다. 그 협의 과정에서 용인시는 800억의 재정적 이득을 보게 되었는데 시장이 소득을 취하기 위해 시민의 민원을 담보로 이용했다며 비난하는 사람이 있어 할 말을 잃게 한다.
시로서는 도로가 확보될 때까지 입주하지 못하도록 준공을 늦추는 것이 최선의 방책일 따름이다.
솔개동산에 아파트 건축허가가 난 것은 이미 수 년 전이었다.
물론 법적으로 하자가 없기 때문에 승인된 것이다.
인근에 먼저 입주한 주민들 입장에서야 또 아파트가 들어굔?것보다 숲이 그대로 있는 쪽이 훨씬 좋겠지만 전임시장이 내준 허가를 후임 시장이 취하시킬 수는 없다. 행정소송 패소후 져야할 법적 책임도 그렇거니와 다수의 여망을 위해 기업을 도산하게 한다는 것이 도무지 민주주의의 논리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시의 재정이 넉넉하여 부지 매입이 가능하다면 고민할 것도 없겠지만 그럴 형편이 못되니 이 역시 답답한 일이다. 살기좋고 아름다운 지역을 만드는 일은 시민만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도 더 많이 바란다.
그러나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할 수 없는 일도 있다.
시민들께서는 아무쪼록 가능성 여부를 잘 판단하여 무조건식의 무리한 요구로 서로의 힘을 소모하는 일이 없기를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