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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석 교수의 우리고장 민속 이야기(33) - 상례(喪禮) 6; 급묘(及墓)

용인신문 기자  2003.05.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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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면서 다지는 달구질

달구질 할 때도 선소리꾼의 장단에 맞추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다진다. 여기에는 세월을 되돌려 놓는다는 의미가 내포된 것이다. 달구질은 3, 5, 7회 등 홀수층으로 달구질을 한다.

급묘는 상여가 장지에 도착하여 매장하기까지의 절차를 말한다. 상여가 장지에 도착하면 하관 할 수 있도록 산역(山役)을 한다. 요즘에는 포크레인이 이 작업을 대신 한다. 상여가 도착하면 빈소를 차린다. 천막을 치고 제사상을 차리고 그 뒤에 병풍을 치고 그 앞에는 혼백이나 사진을 모신다. 병풍 뒤에는 관을 안치하는데 장지의 조문객들이 조문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산역을 하는 동안 상주들은 손님들의 문상을 받으며, 넓은 공간에서는 손님들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한다. 산역이 끝나면 시신을 여섯 사람이 들어 하관을 한다.

용인지역에서는 주로 탈관(脫棺)한다

묘의 좌향(坐向)은 풍수지리에 밝은 지관이 장사택일지에 따라 정한다. 대부분 지관은 현지에서 싸리나무를 이용하여 좌향을 잡을 때 사용하기 위한 활 2개를 만들어 좌향과 분금을 정확히 판단한다. 묘의 좌향을 잡은 다음에는 관의 방향을 움직여 고인의 생기와 합이 되게 뺑鳧?정한다. 득수(得水)와 득파(得波)를 정하는 것이다. 하관 자리를 정한 다음에는 광중을 파고 바닥에 회격을 다지고, 그 안에서 다시 내광(內壙)을 판다. 내광이 완성되고 하관 시간이 되자 관을 옮겨 광중 옆에 놓고 결관했던 줄을 풀어 관을 해체한다. 즉 탈관하는 것이다. 용인지역에서는 주로 탈관하고 있다. 해체한 관은 다른 유품과 함께 불태운다. 하관 때는 피상인들은 피하라고 알려준다. 탈관 한 후 하관 시간이 되면 지관의 지시대로 관을 결관하는 끈을 이용하여 광중에 놓는다. 관을 놓는 자리에는 창호지를 펼쳐 깔아 놓는다, 하관 할 때는 관을 해체하고, 관을 묶었던 끈으로 시신을 옮겨 조심스럽게 내광에 안장한다. 유교식 장례에서는 보통 탈관을 하며, 탈관을 하는 이유는 관을 묻으면 훗날 목관이 썩어 땅에 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좋지 않다고 믿기 때문이다. 즉 시신과 흙과의 접촉성을 높이기 위해 탈관을 하는 것이다. 해체한 관은 바로 불에 태워 버린다. 내광에 안장된 시신의 수평을 맞추기 위하여 시신 밑에 흙을 보태어 준다. 시신의 수평이 맞으면 내광의 높이까지 흙을 담아 시신이 움직이지 않게 한다.
내광에 시신이 안장되면 창호지로 덮고, 그 위에 횡대?덮는다. 횡대는 홀수로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운데의 횡대를 덮기 전에 상주가 청·홍색의 폐백을 드리는 절을 마친 다음에 그것을 시신의 가슴 부위에 놓는다. 폐백은 상주로서 마지막으로 드리는 선물이다. 청색 폐백은 청실로, 홍색 폐백은 홍실로 묶고, 청색 폐백은 시신의 위쪽에, 홍색은 아래쪽에 평행하게 놓는다. 횡대가 모두 놓아지면 그 위에 명정을 올리고 상주들이 마지막으로 곡을 하고 절을 한다.
횡대가 모두 놓아지면 상주들은 광중 네 귀에 조금씩 길방(吉方)의 흙을 넣는다. 이것은 동서남북중(東西南北中)의 오토(五土) 즉 동은 청색, 서는 백색, 남은 홍색, 북은 흑색, 중은 황색의 흙이 조화를 이룬다는 음양오행설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이 흙을 “취토”라고 하는데, 상주들은 “취토”라는 소리와 함께 넣는다. “취토”가 끝나면 상주들은 곡을 하면서 절을 한다. 석회, 흙, 물을 반죽한 “회삼물”을 무덤에 넣으면서 달구질을 한다. 달구질 할 때도 선소리꾼의 장단에 맞추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다진다. 여기에는 세월을 되돌려 놓는다는 의미가 내포된 것이다. 달구질은 3, 5, 7회 등 홀수층으로 달구질을 하며, 달구질을 하는 동안 상주, 사위, 딸 등을 차례로 불러 돈을 내라고 요구한다. 상주로부터 받은 돈은 무덤 가운데에 세운 “고줏대”에 단다. 고줏대는 시신의 배꼽 위치에 세우는 것으로 무덤의 중앙을 표시하는 것이다.

선소리에 맞추어서 하는 타령조의 달구질소리

달구질은 선소리에 맞추어서 하는데 타령조의 노래가 많으며, 내용도 즉흥적인 것이 많다. 용인지역에서의 달구노래(회방아노래)는 선소리꾼이 먼저 메기면 달구꾼들은 ‘에헤라 달고’라고 후렴을 되풀이한다. 용인지역의 선소리를 예로 보이면 다음과 같다.

"에라 헤이 달고/ 오 ~호 ~ 에헤야/ 이내 말을 들어보소/ 호이 ~ 에헤야/ 후군들 한번 모여 봐요 이리 와봐요/ 잘도 한다 잘도 한다/ 산이 높아야 물도 깊지/ 조그만 여자 속이 얼마나 깊으랴/ 잘도 한다 잘도 간다/ 여기가 어디인가/ 용인시 모현면인데/ 모현면하고도 오산리로다/ 오산리하고도 1리로구나/ 여기 이 터에 집을 지어서/ 양친부모를 모셔봅시다/북에다 돈을 넣지 않고 돌을 놓는구나/돌은 그만 두고 돈을 놓으시오/ 달고질하면 술을 들고/ 달고질 잘 하면 밥을 드립니다/..... 노세 노세 젊어서 놉시다/ 늙어서 병들면 못 노나니/ 엇그저께 청춘인데/오날날은 백발이 됐구나/오 ~ 허야 ~ 에헤야... "

달구질이 중간중간 끝날 때마다 무덤에 띠를 깔고 그 위에 흙을 덮는 일을 반복적으로 한다. 그리고 무덤의 흙이 어느 정도 차면, 무덤의 하단을 원형으로 만들기 위해 한 사람은 봉분 위에 꽂은 고줏대를 잡고, 다른 한 사람은 고줏대와 줄로 연결한 괭이를 잡아 돈다. 그러면 봉분의 하단이 동그란 원이 만들어진다.
광중에 흙을 채워 무덤 봉이 만들어지면 평토제(平土祭) 또는 성분제(成墳祭)를 지낸다. 평토제는 맏상주가 초헌을 하고, 아헌, 종헌은 자손들 가운데 서열에 따라 정해서 헌작한다. 평토제의 제사음식은 모두 산역꾼들에게 나누어준다. (강남대 인문학부 교수, hongssk@kangna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