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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 용인의 맛 막걸리

용인신문 기자  2003.05.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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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익는 마을 마다 향기에 취하는 사람들

백암, 원삼, 포곡, 수지 등 전통의 막걸리맛 이어

탁주 또는 탁빼기로도 불리는 막걸리. 원래 고두밥(술밥)에다 누룩을 섞어 빚은 술을 오지그릇 위에 #자 모양의 나무걸치개를 걸치고 체로 막걸르다보면 어느새 뿌옇고 텁텁한 막걸 리가 모습을 나타낸다.
막걸리에는 이름도 많다. 희다해서 백주, 탁해서 탁주, 가가호호 담가 먹지 않는 집이 없어서 가주, 농사지을 때 새참이라해서 농주, 제사지낼 때 제상에 올린다 해서 제주, 백성이 가장 많이 즐겨 마시는 술이라고 해서 향주, 나라를 대표하는 술이라고 해서 국주.
많은 닉네임을 달고 다니는 막걸리는 또 고 정주영회장이 북한 김정일위원장을 만나러 갈 때 막걸리를 들고 가 김위원장의 입맛을 사로잡아 더 많이 가져올 것을 부탁할 정도로 막걸리는 사람들의 입맛을 유혹하는 매력적인 술이다.
막걸리는 쌀로 만든 막걸리와 밀가루로 만든 막걸리 2가지 종류가 있다.
이에 따라, 쌀막걸리가 맛있다! 아니다 밀가루 막걸리가다! 라는 변덕스런 사람들의 마음에 막걸리 또한 방황의 길을 걷다 맥주와 소주문화에 밀려나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다.
“막걸리가 잘나갈때가 있었어요? 사람들에게 인기폭발이었죠? 그때가 언제냐 하면 말입니다. 새마을운동이 활발히 전개되던 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새마을운동으로 동네방네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에 밝았네/ 리듬에 맞춰 열심히 일을 하다보면 걸출하게 한잔 걸치고 싶은 충동을 막걸리가 뼈속까지 시원하게 스며들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때 양조장 돈 많이 벌었습니다.” 그 이후 눈부신 경제성장과 함께 고기들을 많이 먹게됨에 따라 소주 등 외래주에 밀려나게 된 것이라고 2대째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는 백암면 백암양조장 주인 김기홍(59)씨는 말한다.
막걸리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술로서 용인시를 대표하는 막걸리는 백암양조장을 비롯, 원삼양조장, 지난해 도시계획에 밀려난 역삼동 용인주조와 합쳐진 포곡면 금어리 용인합동양조장, 수지합동양조장 등 4개의 양조장이 용인의 막걸리를 대변하고 있다.
“막걸리의 맛은 손맛입니다. 정성이죠!” 옛날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이들 양조장에 들어서면 술이 익어 가는 향기에 취해 맛에 취해 잠시 비틀거리게 한다.
두창리 박태식씨는 원삼막걸리만을, 포곡면 김지호씨는 용인막걸리만을 고집하는 매니아들로 막걸리예찬론자들이다.
막걸 가 이제는 하향사업으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지만 이들 막걸리매니아들이 있기에 양조장의 긍지를 갖고 가업을 잇고 있는 양조장주인들은 “오늘은 왠지 술을 마시고 싶다면 막걸리 한사발을 들이켜 보라”고 말한다. 가슴속 오장육부까지 느껴지는 우리의 맛이 온몸 구석구석을 누비며 말끔히 씻어 주게되리라.
또 막걸리목욕은 어떠할까? 욕조에 뜨듯한 물을 받아 여기에 막걸리 한병을 다 부어 넣는다. 효소와 알콜 등의 성분이 몸 속 깊숙이 침투해 몇십년 묶은 때를 다 뽑아내 부드럽고 아름다운 피부로 만들어 준다. 혹시 술냄새가 나지 않을까? 의심은 하지 않아도 된다.
고기의 냄새를 제거할 때 사용하는 것이 술이기 때문이다. 또 소나무가 죽어갈 때, 고추병이 날 때, 대추나무가 미쳤을 때 막걸리를 부어보라. 씻은 듯이 치유가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